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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터키 이민2세 부부, 코로나19 백신으로 '성공 신화' 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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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터키 이민2세 부부, 코로나19 백신으로 '성공 신화' 쓰나

입력
2020.11.10 16:40
수정
2020.11.1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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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의 짝꿍, 바이오엔테크 설립자 부부 관심 폭발
빌 게이츠 재단이 지난해 9월 손잡으며 알아본 '떡잎'

외즐렘 튀레지 독일 바이오엔테크 최고경영자(CEO). 위키피디아 캡처

외즐렘 튀레지 독일 바이오엔테크 최고경영자(CEO). 위키피디아 캡처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함께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가 발표된 가운데 바이오엔테크를 세운 터키 이민자 2세 출신의 독일인 부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바이오엔테크는 2008년 우구르 사힌(55)과 외즐렘 튀레지(53) 부부가 공동으로 세웠다. 이들 모두 1960년대 독일에서 일거리를 찾아 독일로 건너온 터키 이주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난 '이민 2세' 흙수저 출신이다.

사힌은 터키에서 태어나 4세 때 독일 쾰른으로 이주했고 튀레지는 독일에서 태어났다. 독일 시민권을 갖고 있고 10대 딸을 둔 이 부부는 2002년 독일의 한 대학에서 만나 결혼했다. 결혼식도 실험실 가운을 입고 진행했고, 결혼식 당일 관청에 혼인 신고를 한 뒤 연구를 재개했을 정도로 두 사람 모두 연구에 빠져있었다. 베를린 지역지 타게스슈피겔은 "이들 부부의 성공은 수십 년 동안 저학력 계층으로 여겨졌던 터키 이민자들의 쾌거"라고 평했다.

우구르 사힌 독일 바이오엔테크 최고경영자(CEO). 위키피디아 캡처

우구르 사힌 독일 바이오엔테크 최고경영자(CEO). 위키피디아 캡처


직원 1,300명을 고용하고 있는 바이오엔테크는 당초 항암 면역치료법 개발이 주력 분야인 회사였다. 그러나 올 초 중국에서부터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면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 회사는 올해 초 500명 규모로 개발팀을 꾸렸다.

가디언에 따르면 사힌은 독일 매체와 인터뷰에서 "올해 1월 코로나19에 대한 기사를 읽었을 때 아내에게 '4월이면 독일도 학교 문을 닫을 거야'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독일은 3월 휴교령을 내렸는데 이때 이미 회사는 20가지의 백신 후보 물질을 개발해낸 상태였다.

이날 바이오엔테크의 주가는 23.4% 급등, 시가 총액이 219억달러(약 25조원)로 뛰었다. 특히 여기에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의 투자금 5,500만달러(약 616억원)가 포함되어 있다. 이에 사힌, 튀레지 부부는 갑부 대열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사실 바이오엔테크는 이미 지난해 9월 게이츠의 민간 자선단체인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과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및 결핵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단체의 부이사장인 린다 스튜어트는 "바이오엔테크의 혁신적인 mRNA 기반 접근법은 전 세계 발병률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면역 기반 치료법을 개발하는 길을 제공한다"고 평했다.

한편 화이자는 2018년부터 독감 백신 개발을 위해 바이오엔테크와 협력해 왔다.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바이오엔테크에 1억8,500만 달러(2,063억원)를 미리 지불했다. 개발이 완료되면 5억3,300만달러(5,944억원)가 추가 지급된다.

손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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