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몰취 소송 제기
10월 1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계류장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뉴스1
아시아나항공이 HDC현대산업개발에게 받은 인수합병(M&A) 계약금 2,100억원을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HDC현산 측에서도 계약금 반환 소송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고 있어 양사간 장시간의 법적공방이 예상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HDC현산 측에서 신주 계약금으로 제공한 2,177억 원에 대한 질권 설정을 해지해달라는 취지의 몰취 소송을 5일 제기했다.
현재 계약금은 제3자인 은행에 묶여 있는 상태로, HDC현산 측의 허락이 있어야 인출이 가능하다. 아시아나항공 대주주인 금호산업은 계약금을 인출하도록 해달라고 9월 요청했지만 아직도 동의해주지 않고 있어 소송을 낸 것이다.
계약금을 둘러싼 양사의 법정공방은 일찍이 예고됐다. HDC현산과 채권단, 금호산업 등이 M&A 무산을 둘러싼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어서다.
HDC현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M&A와 관련된 제반 상황이 바뀌었다며 채권단과 금호산업에 재실사를 요구한 바 있다. 이후 공방이 거듭됐고, 아시아나항공은 HDC현산의 인수 의지가 없다며 계약을 해지했다.
HDC현산은 소송에 대비하고 있다. 금호산업에 금호리조트 등 아시아나항공 종속회사를 동의 없이 매각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게 대표적이다. 계약이 무산된 상황에서도 HDC현산이 우선협상대상자임을 주장하며 금호산업에 책임을 돌리려는 조치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여전히 인수 의지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며 계약금을 돌려받으려는 논리라는 것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계약 무산에 따라 HDC현산이 계약금을 몰취해야 하는 데 동의를 안해 소송까지 하게 됐다”며 “현산 소송은 합당치 않은 만큼, 조속히 계약금을 확보해 어려운 금호산업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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