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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 채팅 혐의' 인니 이슬람 지도자 귀국에 공항 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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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 채팅 혐의' 인니 이슬람 지도자 귀국에 공항 마비

입력
2020.11.10 15:01
수정
2020.11.18 13:53
0 0

사우디로 피신, 불법 체류하다 3년반 만에?
기독교도 전 자카르타 주지사 투옥 주역

이슬람수호전선 지도자 리직 시합(가운데)이 2017년 경찰 조사를 받은 뒤 나오고 있다. 안타라통신 캡처

이슬람수호전선 지도자 리직 시합(가운데)이 2017년 경찰 조사를 받은 뒤 나오고 있다. 안타라통신 캡처

급진주의 이슬람단체 지도자가 3년반 만에 귀국하자 인도네시아 공항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추종자들이 몰리면서 공항으로 가는 길은 주차장으로 변했고, 취소되거나 지연된 비행편이 속출했다.

10일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강경 단체인 이슬람수호전선(FPI)의 지도자 리직 시합(55)이 이날 오전 8시30분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자카르타 인근 수카르노하타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수천 명으로 추정되는 환영 인파로 공항도로는 오전 4시부터 막혔다. 차에서 내려 공항까지 걸어가거나 비행기를 타지 못한 시민들도 많았다.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공항 시설도 파손됐다.

10일 이슬람수호전선 지도자 리직 시합의 귀국을 환영하려고 수카르노하타국제공항에 몰린 인파. 브리타사투 캡처

10일 이슬람수호전선 지도자 리직 시합의 귀국을 환영하려고 수카르노하타국제공항에 몰린 인파. 브리타사투 캡처

리직 시합은 700만 회원을 거느린 FPI를 이끌면서 바수키 차햐야 푸르나마(아혹) 전 자카르타 주지사를 신성모독 죄로 물러나게 한 핵심 인물이다. FPI는 중국계 기독교도인 아혹 전 주지사가 2016년 이슬람 경전 코란을 인용한 연설을 문제 삼으며 대대적인 반대 시위를 벌였다. 폭동에 가까운 대규모 시위가 잇따라 정국이 불안해지자 결국 아혹 전 주지사는 이듬해 투옥돼 2년간 수감됐다.

2017년 초 리직 시합은 한 여성과 음란물 이미지 및 음란 문자를 주고 받은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았다. 인도네시아 국가 이념인 판차실라 모독 혐의도 추가됐다. 선동적인 연설로 유명한 그는 폭력 및 공공질서 교란 혐의로 두 차례 감금된 바 있다. 추종자들 사이에선 '이슬람의 얼굴'이라 불리지만 음란 채팅 혐의가 알려지면서 '위선의 절정'이라는 비난도 받았다. FPI는 "(리직 시합의 혐의가) 아혹 전 주지사 측의 모함"이라고 반박했다.

10일 이슬람수호전선 지도자 리직 시합의 귀국 환영 인파로 인해 망가진 수카르노하타국제공항 시설물. 메르데카 캡처

10일 이슬람수호전선 지도자 리직 시합의 귀국 환영 인파로 인해 망가진 수카르노하타국제공항 시설물. 메르데카 캡처

리직 시합은 가족과 함께 2017년 4월 사우디아라비아로 피신한 뒤 돌아오지 않았다. 2018년 7월 비자가 만료된 걸 감안하면 2년 넘게 불법 체류한 셈이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지난해 리직 시합의 두 가지 혐의를 모두 철회하고 수사를 종결했다.

자카르타= 고찬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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