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 전 밀리터리타임스 인터뷰
"후임에 진짜 '예스맨' 올 것" 경고도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경질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닷새 전 인터뷰에서 자신은 ‘예스맨’이 아니었다는 취지의 항변을 내놨다. 그러면서 자신의 해임을 불러온 수 차례의 ‘항명 사태’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미 군사전문지 밀리터리타임스는 이날 해임 발표 직후 앞서 진행한 에스퍼 장관과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4일 이미 자신의 운명을 직감한 듯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백악관과의 긴장에도 결코 스스로 물러날 생각이 없었으며, 장관직을 지속해서 수행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다만 “언젠가는 해고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했다.
2019년 7월 취임한 에스퍼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지 않는 인물로 꼽히며 ‘예스퍼(Yesper)’라는 조롱을 받아왔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누군가의 예스맨으로 불리는 것을 매우 모욕적으로 느꼈다고 매체는 전했다. 에스퍼 장관은 “내가 여기 앉아서 ‘18명의 국무위원 중 나보다 더 반발한 사람이 있는가’라고 말해야 하는 상황이 유감스럽다”며 “내가 ‘대통령의 탁월한 리더십’ 운운하는 것을 본 적이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재임 기간 내내 정치적 외압에 저항해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6월 연방군의 인종차별 반대 시위 동원에 공개 반기를 든 일을 언급하면서 “반란법을 발동하면 더욱 암울한 방향으로 갈 것이 분명했다”며 “누군가 나서서 중지 버튼을 눌러야 하는 역사적 순간이라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이 사건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산 에스퍼 장관은 7월 노예제를 옹호한 남부연합 깃발의 군내 사용을 사실상 금지하며 경질설에 불을 붙였다.
에스퍼 장관은 국방부 수장으로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립을 택했고, 그 선택에 후회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는 “결국 싸움을 선택해야 한다”면서 “나는 무엇에 대해서도 싸울 수 있고, 큰 싸움을 할 수 있었다. 또 그것을 감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신의 퇴임 이후를 경고하기도 했다. 에스퍼 장관은 “내 후임으로 누가 올까? 그는 진짜 예스맨일 것”이라며 “그 땐 신이 우리를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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