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향노루, 현재 강원도 등 30여 개체만 남아
녹색연합 "환경부,? 종복원 치중말고 야생생물 서식지 보호해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이자 천연기념물 제216호인 사향노루가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이남에서 민간단체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녹색연합은 10일 "사향노루의 주야간 활동모습이 녹색연합 무인센서 카메라에 포착됐다"며 "민통선 이남 지역 민간 카메라에 사향노루의 주간활동 모습이 뚜렷이 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밝혔다. 과거 강원도 양구에서 민간 카메라에 찍힌 적이 있지만 이처럼 뚜렷한 모습을 담지는 못했다.
이번에 포착된 무인카메라 속 사향노루는 얼굴부터 다리까지 선명한 흰색 줄이 이어져 있으며, 길게 뻗어 나온 송곳니로 보아 수컷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녹색연합은 "사향노루는 심각한 절멸위기에 처해 있다"며 "고급 약재와 향수의 원료로 쓰이는 사향을 노린 남획과 밀렵이 가장 큰 위협요인이다"라고 지적했다. 사향노루는 과거 전국에 걸쳐 분포했지만 현재는 강원도, 비무장 지대 일대에 30여 개체만이 남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향노루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 216호며 국가적색목록 위급(CR),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취약(VU) 등급으로 지정되어 국내외적으로 보호받고 있다.
녹색연합은 "사향노루 서식을 확인한 해당 지역은 백두대간 추가령에서 분기하는 한북정맥이 생태축을 이루는 곳"이라며 "산림생태계가 우수하고, 한국 특산식물과 주요 희귀식물뿐만 아니라 산양, 수달, 담비, 삵, 하늘다람쥐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서식지"라고 설명했다. 실제 녹색연합이 설치한 무인센서카메라에는 사향노루뿐 아니라 멸종위기종 산양, 담비 등의 모습도 함께 촬영됐다.
민통선 이남 지역 사향노루 서식은 2018년 환경부가 이미 확인한 바 있지만 보호 정책은 고사하고 관련된 연구나 추가적인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녹색연합의 주장이다. 녹색연합은 생태적 보전가치가 큰 해당 지역에 대한 정밀 조사와 보호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배제선 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은 "생태적 보전가치가 큰 해당 지역에 대한 정밀 조사와 보호 대책이 시급하다"며 "야생생물보호법에 따르면 환경부 장관은 야생동식물 특별보호구역 등을 지정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 야생동물 서식지 보호를 위해 지정된 보호구역은 진양호 한 곳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녹색연합, 환경부 야생생물 보전대신 종복원에만 치중
녹색연합은 그러면서 환경부가 절멸위기에 처한 사향노루 서식을 확인하고도 손을 놓고 있지만 복원사업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녹색연합은 "올해 환경부 멸종위기종 관련 예산 60억원 가운데 대부분인 53억원이 종복원 예산"이라며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267종인데 그마저도 반달가슴곰, 여우, 산양 3종의 복원 사업에 대부분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도 환경부 멸종위기종 관련 예산 가운데 증액된 20억원 대부분이 종복원에 투입된다"며 "야생 생물의 자연서식지 보전과 연구를 위한 금액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녹색연합은 "인수공통감염병 유행으로 야생동물의 서식지 보전은 더욱 중요해졌다"며 "멸종위기종 복원은 한 종의 멸종과 복원이 가져오는 생태계의 변화, 인간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 통합적으로 연구되고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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