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당선인, 독일과 유럽을 잘 안다”
트럼프 일방주의 정책 에둘러 비난
“미국과 독일은 나란히 코로나 팬데믹에 대응하며 지구온난화 및 테러와 싸우고 개방적인 세계 경제와 자유 무역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를 보내면서 뼈있는 한 마디를 남겼다. 퇴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유럽연합(EU)이 껄끄러운 관계였다는 속내를 내비친 것이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축하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메르켈 총리는 9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를 표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일원인 독일은 우리 시대의 큰 도전을 함께 대처해야 한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지구 온난화, 테러에 대한 대처와 국제 자유무역 질서 확립 등을 공동 과제로 제시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런 문제에서의 공조가 대서양 양안 관계가 번영할 수 있는 기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인에 대한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메르켈 총리는 “바이든 당선인은 국내외 정책에 대해 수십 년간의 경험이 있고, 독일과 유럽을 잘 안다”면서 “나는 그와 좋은 만남과 토론을 한 즐거운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에 대해서도 의미를 부여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민자 가정 출신인 해리스 당선인이 미국에서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평가했다.
메르켈 총리는 성명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간 불편했던 양국 관계를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양국은 독일의 대미 무역 흑자, 기후변화 대응, 이란 핵 문제, 독일과 러시아 간의 천연가스관 연결 사업 등에서도 사사건건 엇박자를 내 왔다.
방위비 문제도 충돌 중 한 가지였다. 트럼프 행정부 시대에 독일과 미국은 방위비 문제로 대립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끌어올리기로 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의 합의를 독일이 이행하지 않는다며 압박해 왔기 때문이다. 방위비 문제로 미국과 독일 간의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7월 주독 미군 일부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유럽 국가들의 방위비 분담 문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만큼 초점을 맞추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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