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곳 상원 결선투표 승리하면 ‘블루 웨이브’ 현실화

지난달 27일 미국 조지아주 웜스프링스의 마운틴 탑 인 앤드 리조트에서 지금은 대통령 당선인 신분인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후보가 유세하고 있다. 웜스프링스=AFP 연합뉴스
접전 끝에 미국 백악관 주인으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사실상 낙점됐지만 바이든호(號)가 순항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 아직 의회 구도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인데 내년 초 상원 두 석이 정해지는 조지아주(州)에 성패가 달렸다.
9일 미 언론에 따르면 지금까지 확정된 연방 상원 세력 구도는 팽팽하다. 100석 가운데 민주ㆍ공화 양당이 나란히 48석씩 확보했다. 원래 전문가들은 승부를 가리지 못한 4곳 중 3곳을 이겨 공화당이 무난히 원내 과반 의석을 점할 것으로 봤었다. 공화당 후보가 상당한 격차로 민주당 후보를 앞서고 있는 노스캐롤라이나와 알래스카 등 2개 주는 물론, 적어도 조지아 2석 중 1석을 공화당이 가져가리라는 게 대체적 예상이었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득표율 50%를 넘길 줄 알았던 공화당 데이비드 퍼듀 의원이 아깝게(49.9%) 과반 득표에 실패하면서다. 후보 21명이 난립한 나머지 1곳에서 이미 민주당 라파엘 워녹 후보(32.8%)와 공화당 켈리 뢰플러 의원(26.0%)의 결선 투표가 확정된 상태였다. 때문에 조지아 상원 선거구 2곳은 모두 내년 1월 5일 결선 투표를 치러야 한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결선 투표로 승부를 가리게 한 조지아주법 규정 탓이다.
물론 지금 판세대로라면 양당이 한 자리씩 나눠가지면서 51대 49의 공화당 우위 상원 구도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민주당 존 오소프 후보(47.8%)와의 격차가 워낙 근소해 퍼듀 의원이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민주당이 조지아주 결선 투표를 모두 이겨 양당 의석이 동률이 되면 주도권은 민주당에 넘어간다. 캐스팅보트를 상원의장을 겸하는 부통령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이다.
예측은 쉽지 않다. 조지아는 1990년 이후 7차례 결선 투표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적이 한 번뿐일 정도로 공화당 강세 지역이다. 전반적으로 공화당이 애초 관측보다 의회 선거에서 선전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조지아는 바이든 당선인에게 선거인단을 몰아줬다. 지역 내 흑인 인구 비중이 증가 추세이기도 하다.
민주당은 총력전이 불가피하다. 지금보다 의석이 감소할 듯하지만 하원 과반(218석)을 유지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는 만큼, 바이든 행정부 출범 초기 국정운영 동력 확보의 관건은 상원까지 장악해 ‘블루 웨이브’(민주당 석권) 가능성을 현실화할 수 있느냐다. 장관 후보자 인준권, 하원 통과 법안 거부권 등 막강한 권한을 보유한 상원이 ‘여소야대’가 될 경우 바이든 정부의 인사(人事)와 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릴 공산이 크다. 현재 공화당은 경기부양책과 건강보험 확대 등 바이든 캠프의 공약에 부정적이다.
대선에서 패배한 공화당도 상원 수성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입장이다. 앞으로 몇 주간 수천만 달러의 선거 자금이 조지아에 쏟아지리라는 게 일간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의 예상이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견제 심리를 고려할 때 새 대통령 취임을 앞둔 축제 분위기가 민주당에 유리할지 불리하지는 불확실하다”면서도 “다만 확실한 건 50대 50 구도만 만들어도 상임위원장을 독식할 수 있는 민주당이 온 힘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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