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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오토 크루즈' 만 믿다가 큰코 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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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오토 크루즈' 만 믿다가 큰코 다친다

입력
2020.11.09 11:12
수정
2020.11.09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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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자율운행 유지장치 튜닝차량 급증
대구지역 제조·유통업자, 4,000여개 전국 판매
경북경찰, 장착운전자 등 52명 적발

경찰이 압수한 불법 자율주행 유지장치 모듈 회로기판과 접속 케이블 등 증거물품.

경찰이 압수한 불법 자율주행 유지장치 모듈 회로기판과 접속 케이블 등 증거물품.


최근 도로에 자율주행 차량이 늘고 있는 가운데 불법으로 차량을 튜닝, 자율주행 안전시스템을 무력화한 차량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튜닝장치만 믿고 핸들을 놓고 운전하다 대형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경북경찰청은 9일 자율주행 강제 유지장치인 ‘LKAS(HDA)유지모듈’ 제작자 A씨와 유통업자 B씨, 장착한 50명 모두 52명을 자동차관리법 등 위반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불법 자율주행 유지모듈 제조판매업자가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8년부터 최근까지 자율주행 유지 모듈 수천 개를 제작, B씨를 통해 전국의 자율주행 차주들에게 1개당 15만원 가량에 모두 4,031개를 판매했다.

경찰은 대구지역 불법 자율주행 유지장치 제조ㆍ판매업체를 급습, 모듈 회로 기판과 접속장치 등을 압수했다.

국내 일부 차량에 적용된 자율주행장치는 대부분 차간거리나 차선을 자동으로 인식해 차로와 거리를 자동으로 적절하게 유지시켜주는 수준이다. 수십 년 전부터 나온 크루즈 운전 기능에 거리인식, 차로 유지 기능 등을 추가해 짧은 시간 핸들을 놓더라도 자동적으로 정상운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완전 자율주행과는 거리가 먼 시스템으로, 15초 정도 핸들을 잡지 않으면 계기판에 경고문이 뜨고 다시 30초 가량 더 잡지 않으면 경고음이 울린다. 현재 ‘스마트 오토 크루즈’ 장치는 대부분 가속페달을 밟지 않아도 설정한 속도를 유치해 주고, 앞차와 거리가 좁혀지면 자동으로 속도를 줄여주지만 ‘칼치기’ 같은 응급상황에선 극히 위험할 수 있어 핸들을 계속 잡고 운전하도록 돼 있다.

이번에 적발된 자율주행 유지장치 모듈은 전면 유리에 설치된 제어판 회로기판을 조작, 한번 자율주행 장치를 작동하면 손을 떼더라도 계속 유지하도록 해 주는 장치다. 이는 구조변경으로, 사전에 행정관청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고속도로 운행보조장치 등은 법규상 조향장치로, 설계된 제어장치를 훼손, 변조한 유지모듈은 불법 튜닝장치로 자동차관리법상 처벌대상”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 “이 같은 불법 자율주행 유지모듈뿐 아니라 핸들에 물병이나 헬스무게 추, 중량밴드 등을 달고 손을 놓고 운전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이는 심각한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며 “차선유지나 오토 크루즈 등 각종 자율운행 장치는 아직 ‘보조’수준이므로 운행할 때는 반드시 핸들을 잡고 운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국자동차공학회는 자율주행 단계를 0~5단계로 분류한다. 5단계는 운전자 개입 없이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단계다. 4단계는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하나 돌발상황이 생겼을 때 즉각 운전자가 개입할 수 있도록 유지해야 하는 단계이다. 국내에 보급된 차량 대부분은 1, 2단계로 고속도로 주행보조 정도다.

정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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