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 가입자 수 작년 말보다 130만명 늘어
수도권 청약 경쟁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구축 아파트값이 크게 오른 데다 분양가상한제가 지난 7월 민간택지 아파트까지 확대 시행된 영향이다. 청약 열기가 과열되면서 매매와 전세시장까지 들썩이는 악순환이 나타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서울 1순위 평균 71대1... 자고나면 신기록
9일 한국감정원과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1순위 청약의 평균 경쟁률은 지난 5일 기준 71.0대 1이었다. 이는 지난해 경쟁률(31.6대 1)의 2배가 넘는 수치다. 경기와 인천은 같은 기간 31.4대 1을 기록, 지난해 경쟁률보다 3배 가까이 뛰었다.
수백대 1의 경쟁률을 가볍게 넘긴 아파트가 다수였다. 실제로 지난달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의 청약 경쟁률은 평균 537.1대 1을 기록했다. 26가구 일반공급 모집에 1만3,964명이 청약통장을 넣은 것이다. 이는 서울 역대 최고 경쟁률에 해당한다.
심지어 신기록이 빈번하게 바뀌고 있다.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 직전 최고치는 지난 8월 340.3대 1을 기록한 은평구 'DMC SK뷰 아이파크 포레'였다. 특히 전용면적 102.74㎡은 4가구 모집에 7,907명이 지원, 무려 1,976.75대 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아파트들도 청약 열풍에 기름을 붓는 형국이다. 지난달 서초구 '서초자이르네' 청약 경쟁률 300.2대 1을 기록했다. 총 67가구인 소규모 단지였는데도, 청약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이 아파트는 지난 7월 이후 서울에 처음으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공동주택다.
청약통장 가입자 작년 말보다 5% 늘어... "경쟁 더 치열해진다"
청약통장에 가입한 국민도 많이 늘어났다. 지난 9월 말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 등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681만2,857명으로 지난해 12월 말(2,550만7,354명)보다 5% 가량 늘었다. 이는 한국 인구수인 약 5,100만명의 절반을 훌쩍 뛰어넘는 인원이다.
전문가들은 분양시장 과열이 전세시장과 매매시장을 자극할 것이라 우려한다. 분양 기대감이 커지면 무주택자들이 주요 관심 지역의 청약 대기 수요로 전환되기 때문에, 전셋값이 급등한다는 것이다. 반면 점수가 낮은 예비 청약자는 분양을 포기하고 매매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청약 수요는 최근 전셋값 상승 요인이기도 하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청약 대기수요 등과 가을철 이사수요의 영향으로 매물 부족 현상 지속하고 있다"며 "최근 강남·강북권 학군 및 역세권 주요 단지 위주로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공급물량 감소가 이어졌다"며 "정부가 생애최초 특별공급 물량을 확대하고, 신혼부부 소득 요건을 완화하는 등 청약 시장의 문은 크게 열리고 있어 앞으로도 기록적인 경쟁률이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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