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체중이어도 지방량이 많다면 지방간이 생길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정상 체중이거나 심지어 저체중이어도 지방량이 많으면 지방간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휘영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지방간이 없었던 평균 연령 45세의 성인 건강검진 수검자 9,000여명을 대상으로 체질량지수(BMI)에 따라 저체중, 정상체중, 과체중, 비만 등 4개 군으로 나눠 추적 분석했다.
그 결과, 지방간 발생을 예측하는데 근육량보다 지방량이 더 유용한 지표로 드러났다. 비만이 아니라도 지방량이 증가하고 근육량이 감소하면 지방간 위험이 높아졌고, 심지어 몸무게가 정상이거나 심지어 저체중이어도 지방량이 증가하면 지방간 발생 비율이 높아졌다.
김 교수는 “기존 연구에서 근육량이 감소되면 지방간 발생 위험이 상승함이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 연구로 지방간 발생을 예측하는데 비만 여부와 무관하게 체지방률(상대적 지방량)이 중요한 지표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했다.
그는 “단기간에 지방량이 증가하면 비만이 아니어도 지방간 발생 위험이 높아지므로 정상 체중이라도 생활습관 교정으로 지방량이 늘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
◇“나이 들면 당연?” 간암 부르는 비알코올성지방간
지방간은 알코올성지방간과 비알코올성지방간으로 나뉘는데 이 가운데 비알코올성지방간은 술을 과하게 마시지 않는데도 간세포에 5% 이상 지방이 축적된 상태를 뜻한다. 지나치게 많은 열량을 섭취하는 과체중이나 비만이라면 흔하고 당뇨병ㆍ이상지질혈증ㆍ고혈압ㆍ복부 비만 등 대사증후군 환자도 비알코올성지방간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지방간은 지방간염이나 간경변증, 심하면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김 교수는 “미국에서는 간암으로 인한 간 이식의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로 지방간이 꼽힐 정도로 지방간이 주목받는데 우리는 상대적으로 지방간에 대해 ‘체중이 늘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현상’ 정도로 치부한다”고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간암은 암 사망률 2위, 40~50대 암 사망률 원인 1위다. 그런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진단이 어렵다. 단순 지방간이 아닌 지방간염으로 진행되면 섬유화, 간경변 등과 함께 간암의 위험이 높아지므로 간암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방간에서는 지방간염 유무와 간섬유화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한데, 대사증후군 등 지방간염 위험이 높거나 혈액검사, 간탄성도 검사 등에서 간섬유화 진행 정도를 알기 어려운 경우 간생검(조직 검사)을 고려해야 한다.
지방간을 막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다. BMI 25 이상 비만, 과체중이라면 하루 에너지 섭취 권고량보다 30% 정도 줄여서 먹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 식단은 탄수화물 비중이 높아 이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중증도 강도의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원래 체중에서 7~10% 정도 감량하면 간 염증이나 섬유화도 호전할 수 있다”고 했다.
김휘영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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