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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 K-배터리, 바이든 날개 달고 도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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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 K-배터리, 바이든 날개 달고 도약할까

입력
2020.11.10 04: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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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선으로 미국 전기차 시장 본격 성장 예상
배터리 톱6 중 LG화학·SK이노, 미국 시장 선점
CATL·파나소닉 등은 미국 공장 설립 어려워
"글로벌 배터리 경쟁서 중·일에 앞설 기회"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시에 위치한 LG화학의 배터리 생산공장 전경. LG화학 제공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시에 위치한 LG화학의 배터리 생산공장 전경. LG화학 제공

친환경 정책을 내세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입성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상승세인 'K-배터리'에도 순풍이 불어올 조짐이다. 세계 전기차 시장의 전초기지로 유력하게 점쳐진 미국 현지에서 국내 배터리 업계의 유리한 고지 점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에서 전기차용 배터리셀을 생산하고 있거나 건설 중인 공장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두 곳 뿐이다. LG화학은 일찌감치 2012년에 완공한 미시간주 홀랜드시의 공장에서 이미 배터리를 생산 중인 가운데 GM과 함께 오하이오 로즈타운에 건설하고 있는 공장은 2022년 완공 예정이다. 조지아주 커머스시에 2개의 공장 설립에 들어간 SK이노베이션은 각각 2022년과 23년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생산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미국내 전기차 시장을 살펴보면 배터리 수급 전망에 대한 계산서는 금세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자동차 시장 규모는 중국에 이어 2위지만 전기차는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약 2% 수준이다. 유럽(11%)이나 중국(5.4%)에 비하면 이제 걸음마 단계다. 친환경 정책을 내세운 바이든 정부가 들어설 경우, 배터리 시장 판도는 달라질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바이든 당선인은 △전기차 보급 가속화 △전기차 구매 보조금 부활 △전기차 배터리 연구개발 및 생산 가속화 지원 등을 약속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 인프라 건설에 향후 4년간 2조 달러(약 2,200조원) 투자 계획을 내비친 바 있다. 이는 유럽이 그린딜을 위해 10년간 1조 유로(약 1,300조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구상 보다 크다.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생산 공장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생산 공장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미국에 자동차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인 완성차 업체들도 배터리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GM과 포드 등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국내 배터리 업체와 함께 현지내 생산 시설을 갖추려는 이유나, 테슬라가 중국에 생산거점을 마련한 것도 동일한 맥락이다.

일부 업체에선 배터리 수급 문제로 생산 계획의 차질 우려까지 발생하고 있다. 볼보는 중국 배터리 생산업체인 CATL과 LG화학에서 배터리를 공급받아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타진해온 CATL의 미국 진출이 지지부진하고, LG화학은 남부에 제 2공장 설립을 하는 대신 GM과의 협력 강화에 집중하면서 배터리 수급에 적신호카 켜졌다.

복잡하게 얽힌 미국내 현지 상황 또한 완성차 업체들에겐 허들이다. 미국의 전기차 시장 성장은 이미 정해진 수순이지만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 가운데 당장 현지 생산이 가능한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CATL의 경우엔 미중 무역전쟁으로 운신의 폭이 좁다. 미국 진출을 본격화하고 싶지만 LG화학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를 통해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나선다면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농후하다. CATL에도 LG화학에서 이직한 직원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나소닉은 주거래처인 도요타, BYD는 자사 납품 물량을 맞추기도 버거운 상태다. 결과적으로 현재 미국내 안팎의 상황은 국내 배터리 업계엔 유리하게 적용될 확률이 높단 얘기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내 배터리 3사는 유럽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급속도로 성장해 왔다면, 이제부터는 유럽이 끌고 미국이 미는 형국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2012년 LG화학 공장 기공식 당시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하고 지원도 아끼지 않았던 것처럼 바이든 정부의 지원이 기대되는 만큼 미국 시장 성장을 계기로 K-배터리가 중국·일본 업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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