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부 정책지원·대중교통 기피 현상 영향
코로나19 재확산·노조 리스크로 다시 하락 우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부진을 겪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지난 9월 처음 성장세로 돌아섰다. 중국, 미국 등 대형 시장에서 판매 회복이 나타난 덕분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국내에선 ‘노조 리스크’가 커지면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9월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795만대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2.0% 늘었다고 9일 밝혔다.
지역별로는 미국과 유럽, 중국, 인도 등을 중심으로 작년보다 판매가 늘었다. 미국 판매량은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처음 증가세로 돌아서며 작년보다 6.1% 증가한 134만대로 집계됐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6.1%, 유럽은 5.3% 늘었다. 그러나 남미는 13.6% 줄었고, 기타 지역은 34.0% 감소를 기록했다.
글로벌 자동차 판매 회복은 선진 시장에서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기피하며 자동차 수요가 늘어난 데다, 각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더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역대 최저 수준 금리 등 경기 부양책이 본격화하면서 6월 26.9%에 이르던 감소 폭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다가 9월 상승 반전했다. 유럽 판매도 저공해 차량 인센티브, 코로나19로 지연된 대기 수요 발현 등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10월부터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어 지속적인 증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국은 9월 최저 3만3,000명(9월 13일 기준)이던 신규 확진자 수가 10월 들어 4만6,000명(10월 1일 기준), 11월 들어서는 9만3,000명(11월 2일 기준)으로 늘었다.
프랑스와 영국, 독일 등도 마찬가지다. 특히 프랑스는 9월 하루 4,000명대로 떨어졌던 신규 확진자 수가 11월 들어서는 4만명을 상회할 정도로 증가했고, 독일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도 같은 기간 1,000명대에서 1만명대로 크게 뛰었다.
유럽 각국 정부들의 봉쇄령도 딜러 활동을 위축시켜 신차 판매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프랑스는 10월 30일부터 최소 한 달 간의 추가 봉쇄에 들어갔다. 영국의 이동금지령과 벨기에, 오스트리아, 독일의 봉쇄령도 신차 판매엔 악재다.
때문에 KAMA는 9∼10월의 국산 차 수출 호조가 지속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최근 한국GM 노조가 부분파업을 하고, 기아차 노조도 파업 준비를 하면서 협력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재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정만기 KAMA 회장은 “글로벌 수요 회복세가 꺾일 우려가 있어 우리 업체들의 유동성 위기는 지속되고 있다”며 “자금 사정이 열악한 부품 업계의 상황을 고려해 자동차 업계의 노사 갈등이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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