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장관, 바이든 측 외교안보 참모 만날 예정
폼페이오 장관과는 한미외교장관회담 진행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의 대선 승리 다음날인 8일(현지시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미국을 방문했다. 대선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예정됐던 일정이고, 트럼프 행정부 초청이기는 하나 시기가 절묘하다. 그는 바이든 당선인 측 인사들을 두루 만날 예정이다. 강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당시 ‘전략적 인내’ 기조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 장관, 바이든 대북정책 긍정 평가
이날 미국에 도착한 강 장관은 첫 행사로 워싱턴 6ㆍ25전쟁 참전 기념공원을 찾았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 당시 부통령이었던 바이든 당선인이 미국 정부를 이끌면 대북정책이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 “바이든 쪽 여러 인사가 공개적으로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그 때의 전략적 인내로 돌아간다는 것은 아닐 것 같다”고 답했다. 강 장관은 또 “지난 3년간 여러 경과나 성과를 바탕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예측하기는 아직 상황이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강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에서도 “바이든 측은 한미 공조로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를 성취해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한다”며 “(북미관계가)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2009년 집권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북핵 협상 과정에서 북한이 먼저 의미 있는 행동을 할 때까지 미국이 나서지 않고,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는 선에서 유지하는 ‘전략적 인내’ 기조를 유지했다. 바이든 당선인도 후보 시절 공약을 통해선 “북한과 외교를 진행하면서도 동맹과 함께 북핵 위협을 억누르고 제한하겠다”고 유사한 기조를 밝힌 상태다. 다만 지난달 22일 마지막 TV토론에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기 위해서는) 핵 능력을 낮추겠다는 조건에 동의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전략적 인내 기조보다는 적극적인 협상 자세를 가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차기 美 국무·국방장관 후보자 면담할 듯
강 장관은 또 방미 기간 바이든 당선인 측 외교안보 참모도 만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국무ㆍ국방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과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정책차관이 면담 대상으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바이든 당선인 측과의 협력 방향과 관련, 강 장관은 “우리 정부로서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축하해주신 상황이고 지금까지 조심스레 (바이든 측과 접촉)했던 부분에서 앞으로는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상황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측 인사 접촉 문제에 대해선 “미국의 정국이 그런 (정권 교체) 방향이어서 대사관에서도 많이 준비한 것 같다”며 “아마 만난다 해도 그쪽에서 조심스러운 면이 있어 공개적으로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선거캠프 인사들은 6월부터 외국 정부 관계자 공개 접촉을 피해온 상태다.
폼페이오, 의회·싱크탱크 인사도 접촉
강 장관은 9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미 의회, 워싱턴 싱크탱크 인사, 전ㆍ현직 정부 관계자들을 두루 만난 뒤 11일 귀국한다. 강 장관은 한미외교장관회담과 관련, “굉장히 민감한 시기에 왔지만 폼페이오 장관과는 늘 소통해왔고 (바이든 대통령 취임일인) 내년 1월 20일까지는 저의 상대역이어서 왔는데 여러 현안에 대해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 방미에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동행, 파트너인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대표를 만날 예정이다.
강 장관의 미국 방문은 지난 1월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방미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달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연기되면서 강 장관의 방미가 추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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