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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뒤집힌 ‘민주당 혁신안’… 서울·부산시장 출마 현역의원 감점 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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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뒤집힌 ‘민주당 혁신안’… 서울·부산시장 출마 현역의원 감점 열외

입력
2020.11.09 10:00
수정
2020.11.09 10:23
8면
0 0
이해찬(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사진은 4월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뛰던 두 사람이 선대위 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뉴스1

이해찬(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사진은 4월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뛰던 두 사람이 선대위 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선출직 중도 사퇴 땐 공천 불이익’ 규정을 뒤집었다. 광역단체장선거에 한해 예외를 뒀던 규정을 일부 삭제한 것이다. 당장 내년 4월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현역 의원들은 ‘경선 시 득표수 25% 감산’ 규정에서 해방된다. 민주당은 앞서 3일 ‘중대 잘못으로 보궐선거 유발 시 무(無)공천 조항’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을 완료했다. 두 규정 모두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도입됐다. 민주당이 ‘후보 경쟁력’을 명분으로 거듭 스스로 약속한 혁신안을 폐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은 지난 8ㆍ29 전당대회를 앞둔 8월 일부 당헌ㆍ당규 개정 작업을 진행했다. 가장 굵직한 변화는 광역단체장 선거 출마 때의 감산규정이다. 당초 모든 민주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는 본인의 임기를 4분의 3 이상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선거에 출마할 때 당내 경선에서 득표수의 25% 감점을 받았다.(당규 제10호 제35조) 하지만 당은 이번에 예외조항을 추가해 ‘광역단체장에 출마’하는 경우에는 이런 감산을 피할 수 있도록 했다. 당장 서울ㆍ부산시장 후보 경선에 뛰는 현역 의원들이 혜택을 보게 됐다. 현역 의원 중 서울시장 후보로는 우상호ㆍ박용진ㆍ박주민 의원이, 부산시장 후보로는 박재호ㆍ전재수ㆍ최인호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앞서 이 규정은 문 대통령이 당 대표를 역임하던 2015년 ‘김상곤 혁신위’에서 만들었다. "지역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약속 한 뒤 이를 지키지 못한 출마자에게 당이 유권자를 대신해 경선 불이익으로 응당한 처분을 하겠다는 취지였다.

당규 개정 과정에 밝은 한 민주당 의원은 “기본적으로 결정적 행정공백을 초래하는 중도 사퇴와 출마를 막기 위해 도입된 규정인데 현역 의원 출마가 대부분일 수 밖에 없는 광역단체장 선거에까지 이를 적용하는 것은 과잉이라는 지적이 당내에 꾸준히 있었다”며 “경쟁력 있는 후보가 선발될 수 있는 최선의 룰이 무엇인가에 대한 현실적 고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후보 경쟁력’을 명분으로 거듭 스스로 약속한 혁신안을 폐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의원직 도전을 위해 중도 사퇴하는 경우에는 여전히 감점을 받는 것도 형평성 논란의 대상이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정치상황이 늘 가변적이고, 선거는 이기는 방향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취지로 보이나, 광역단체장에만 예외를 둔다는 기준이 자의적이라는 논란이 일 수 있다”며 “공론화 과정도 부족했던 게 아닌가 싶다”고 우려했다.

민주당은 또 8월 ‘전략공천 재심 불가’ 방침도 당헌에 명문화했다. 당헌 중 재심 관련 조항(102조)에 “전략 공천에 관한 사항에 대해서는 재심을 신청할 수 없다”는 내용을 추가한 것이다. 당시 논의에 참여한 한 현역 의원은 “애당초 지도부의 정무적 판단 결과인 전략공천은 당헌ㆍ당규 상 재심의 대상으로 다뤄진 적이 없다”며 “선례ㆍ관례에 따라 유권해석을 해왔던 부분을 이번에 명확하게 정비한 것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재심이 가능하던 것을 불가능하게 바꾼 퇴행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허영 대변인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략공천은 원래부터 재심 대상이 아니어서, 이를 명확하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 수도권 의원은 “전략공천 자체가 최고위 등의 정무적 판단의 결과라 이의제기나 재심신청 자체가 사실 부적절하거나 의미가 없긴 하다”면서도 “굳이 의견 개진이 원천 불가하다는 점을 룰에 못박아 ‘누구도 분란 일으키지 마라’는 식의 오해 소지를 남길 필요가 있었나 싶다”고 평가했다.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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