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총리 "미일동맹 강화 기대" 축하 트윗?
스가 방미는 내년 1월 취임식 이후로 조정
동맹 중시 기조에 방위비 압박 완화 기대도
일본 정부는 8일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를 거두자 새 정부의 동맹 중시 정책 기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면서 동시에 정상 간 신뢰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이날 오전 6시쯤 트위터를 통해 일본어와 영어로 바이든 당선인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스가 총리는 "조 바이든씨와 카멀라 해리스씨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전한다"며 "미일동맹을 한층 강화하고 인도·태평양 지역 및 세계의 평화·자유·번영을 확보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기대한다"고 적었다. 아직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한 듯 '당선'이란 언급은 없었다.
이에 바이든 당선인에게 직접 전화로 축하인사를 전하는 데에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스가 총리의 방미 시기도 내년 1월 20일 대통령 취임식 이후로 조정하고 있다. 현직인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는 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을 중시하는 바이든 당선인의 정책 기조를 의식해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2016년 11월 미 대선 이틀 뒤 트럼프 당선인과 전화통화를 했고, 같은 달 17일 미국을 방문해 신뢰 구축에 나섰다. 반면 스가 총리는 방미를 서두르는 대신 빌 클린턴 및 버락 오바마 민주당 정부 당시 지일파 인사들을 통한 선(先)접촉에 당장의 무게를 두고 있다.
일본 정부는 동맹 중시를 강조하는 바이든 정부 출범이 주일미군 주둔경비 분담 협상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미일 방위비 특별협정이 내년 3월 만료돼 연내 본격 협상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내년 경비로 지금의 4배인 연간 80억달러(약 9조원)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에선 동맹국에게 일방적이었던 트럼프 정부와 달리 방위비 압박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가 정부는 다만 대중 압박 기조에선 눈에 띄는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장관은 최근 "미국 우선주의 움직임은 변하지 않고 미중 대립이 당분간 지속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협조와 이에 바탕한 강고한 미일동맹 구축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편, 일본 정부는 개표 결과를 둘러싼 미국 내 혼란이 지속돼 정치 공백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를 틈타 중국과 북한이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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