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상 신속히 승리 축하, 中은 침묵 관망
"악순환 끊자" 기대감 속 '중국 때리기' 우려도
"대중 강경 빌미 주지 말자" 신중 속 상황 주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윌밍턴=AP 뉴시스
중국은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가 대선 승리를 확정 지은 8일 오전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과 달리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메시지나 관영매체의 환영 보도가 없었다. 외신을 인용한 간접 보도 이상으로 나아가지 않은 것이다.
이처럼 뜸을 들이는 중국의 모습에 향후 미중관계를 바라보는 고민이 드러난다. 트럼프 정부 때처럼 격렬한 충돌은 잦아들지 모르나, 미국과 갈등이 여전해 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쉽지 않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일단 '바이든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진찬룽(金燦榮)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중미관계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바이든은 '휴식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창(信强) 푸단대 미국연구센터 교수는 "바이든이 취임하면 백신과 방역, 기후변화에서 실무협력이 재개될 것"이라고 내다봤고, 자칭궈(賈慶國)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중국과의 경쟁 외에 협력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부터)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 한국일보 자료사진
대선 이후 되레 미국의 '중국 때리기'가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우신보(吳心伯)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장은 "트럼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선거에 졌다고 생각해 중국에 책임을 물으려 할 수도 있다"면서 "인권과 대만 문제로 중국과 대립 수위를 높이며 중국 기업을 추가 제재하려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인훙(時殷弘) 런민대 교수는 "바이든도 민주당 내 매파를 끌어안아야 하기 때문에 대중 정책이 완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점쳤다.
이에 중국 전문가들은 미국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지 말아고 조언했다. 주펑(朱鋒)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원장은 "트럼프가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도록 중국은 자제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 외교학원 교수는 "중국 정부는 미국의 어젠다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관찰자망은 "바이든의 승리는 큰 도전이 아니라 기존 위기가 지속"이라며 "호들갑을 떨 필요가 없다"고 평가했다.
주중 미국대사관은 앞서 6일 위챗 성명에서 "대화가 서로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대선 결과가 어떻든 미국은 중국과 공정하고 호혜적인 관계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과 호혜에 대한 이 같은 강조는 해석하기에 따라 트럼프 정부의 대중 압박 기조가 유지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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