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위스콘신 개표 중반 역전극?
최후까지 펜실베이니아 공략 주효
역시 관건은 ‘러스트 벨트(미시간ㆍ위스콘신ㆍ펜실베이니아)’였다. 2020년 미국 대선에서 북동부의 쇠락한 공업지대가 차기 대통령을 결정할 것이란 예측은 결국 들어맞았다. 세 지역은 개표 중ㆍ후반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싹쓸이하는 분위기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표차가 줄어들더니 막판, 바이든 당선인의 뒤집기 쇼가 펼쳐졌다.
7일(현지시간) 오전 11시24분(한국시간 8일 오전 1시24분) 최대 승부처 펜실베이니아주(州)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3만4,414표(0.5%포인트)를 앞선다는 개표 결과가 발표된 직후, 미 언론은 일제히 새 대통령 탄생 소식을 알렸다. 선거 당일인 3일 0시부터 시작된 108시간 ‘개표 전쟁’의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특히 펜실베이니아 대전(大戰)은 양측의 피를 말린 한 편의 드라마였다. 두 후보는 개표 초반 엎치락뒤치락하더니 20% 시점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치고 나갔다. 기류가 바뀐 건 바이든 당선인의 지지층이 몰린 지역 내 대도시 개표가 본격화하면서다. 여기에 하루 늦게 투표함이 열린 우편투표도 바이든 측의 추격에 힘을 보탰다. 95%의 표 주인이 공개되자 바이든 당선인은 마침내 역전했고, 차곡차곡 득표하며 이날 오후 11시쯤엔 0.65%포인트까지 격차를 벌렸다.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주 최대 도시인 필라델피아, 특히 교외 거주지 표심을 잡은 게 주효했다”고 승인을 분석했다.
역전 징후는 미시간ㆍ위스콘신에서부터 엿보였다. 가장 먼저 러스트 벨트의 판세를 흔든 곳은 위스콘신이다. 4일 개표가 89% 완료됐을 때 트럼프 대통령을 선두에서 밀어낸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득표율 49.4%로 트럼프를 0.62%포인트 앞서고 있다. 마찬가지로 대도시인 밀워키 투표와 우편투표가 동시에 개표되면서 바이든 쪽으로 표가 쏠렸다. 하루도 지나지 않아 미시간 개표 결과도 뒤집히면서 바이든 캠프는 당선을 확신할 수 있었다. 미시간도 이날 기준 바이든 당선인 득표율(50.5%)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2.6%포인트 높아 사실상 승부가 결정 났다.
결과적으로 러스트 벨트가 다시 트럼프 대통령을 택했을 경우 그는 재선에 성공했을지도 모른다. 4년 전 저학력ㆍ저소득의 백인 보수층이 트럼프 당선의 1등 공신이라면, 이번엔 중산층 교외 유권자들이 바이든을 밀어 올렸다.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흑인 유권자의 투표율 상승도 바이든 당선인에게 호재가 됐다는 평가다.
줄곧 우위를 보인 여론조사에도 방심하지 않고 끝까지 러스트 벨트 공략에 공을 들인 바이든 캠프의 전술도 톡톡히 효과를 봤다. 특히 펜실베이니아는 바이든 당선인이 투표 전날에도 모든 자원을 쏟아부은 곳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은 어느 지역보다 펜실베이니아에 오랜 시간을 투자했고,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도 지역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유권자들을 만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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