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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제재 어떻게 될까…촉각 곤두세우는 전자업계

입력
2020.11.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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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화웨이 제재 바이든 정권도 지속할 전망
단기 반도체 수출 영향…장기적으론 中 추격 지연
스마트폰·5G 통신장비 화웨이 빈 자리 공략

조 바이든(오른쪽) 대통령 당선인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7일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대국민 연설 현장에 도착해 인사하고 있다. 윌밍턴=AP/뉴시스

조 바이든(오른쪽) 대통령 당선인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7일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대국민 연설 현장에 도착해 인사하고 있다. 윌밍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사실상 확정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화웨이 정책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전자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정책 변화에 세계 정보통신기술(ICT)시장이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당선인이 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취한 '중국 견제'라는 방향성은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의 첨단 기술 굴기(?起·일어섬)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화웨이에 대한 규제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타이머 베이그 DBC 그룹 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미국 경제 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이 당선되더라도 (중국과의) ICT 패권 다툼은 사라질 수 있는 이슈가 아니다. 변동성이 줄어들고 다른 원칙이 세워질 순 있지만, 긴장감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9월 26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한 베이징 모터쇼에 중국 화웨이의 부스가 마련돼 있다. 연합뉴스

9월 26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한 베이징 모터쇼에 중국 화웨이의 부스가 마련돼 있다. 연합뉴스


中 기술패권의 핵심 역할 '화웨이'

중국은 2025년까지 반도체·로봇 등 첨단 산업에서 세계 패권을 잡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관련 기업에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제공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런 배경에서 스마트폰, 통신장비, 반도체 분야의 글로벌 주요 업체로 성장한 기업이 화웨이다.

화웨이는 지난 2분기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꺾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올랐으며, 통신장비 분야에서는 가격 경쟁력으로 수년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반도체 설계 자회사 하이실리콘뿐 아니라 중국의 여러 부품 회사들이 양산 노하우를 습득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의 핵심 인재와 기술을 탈취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으며, 자국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타국 기업의 시장 진입을 막아 오랜 기간 논란이 돼왔다. 이에 업계에서는 바이든 정권에서도 미 상무부의 화웨이 거래제한기업 지정이나, 구글, 퀄컴 등의 거래중단 조치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도 올 2월 트럼프 정부의 화웨이에 대한 수출 금지에 '확고한 지지'를 표명하면서 "민주주의 동맹국들과 함께 데이터 탈취와 같은 문제에 글로벌 원칙을 정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동맹국과 공동 압박…"中 기술 자립 어려울 듯"

국내 전자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는 매출에 부정적 영향이 지속되는 반면,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추격이 지연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지속될 경우 당분간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수출에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에서 화웨이 매출 비중은 3%, SK하이닉스의 경우 11%에 달한다. 하지만 화웨이에 대한 물량이 중국의 오포, 비보, 샤오미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시장에서 수요-공급의 균형이 다시 맞춰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함께 화웨이의 자회사 하이실리콘 역시 손발이 묶이면서 중국의 반도체 자립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점은 국내 반도체 업계에 호재로 작용한다. 첨단 반도체만 하더라도 핵심 기술을 네덜란드, 일본, 한국 등이 장악하고 있어 중국이 기술 자립을 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업계는 전망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단일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1라인. 삼성전자 제공

세계에서 가장 큰 단일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1라인. 삼성전자 제공

스마트폰, 5세대(5G) 통신장비 분야는 당장 내년 상반기부터 화웨이의 공백이 발생하면서 삼성전자, LG전자의 수혜가 예상된다. 중국 GF증권은 지난해 2억4,000만대였던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이 올해 1억9,500만대로 약간 줄다가 내년 5,000만대 수준으로 급감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미국은 물론이고 영국, 스웨덴, 호주, 인도 등이 5G 통신망 구축에서 화웨이를 배제하겠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삼성전자의 통신 장비 수주 가능성도 높아진다.

반면 바이든 당선인이 법인과 개인에 대한 증세를 예고했다는 점에서는 미국 내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는 이미 법인세율을 21%에서 28%로,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을 37%에서 39.6%로 인상하겠다는 증세 정책을 밝힌 바 있다. 이대로라면 미국 내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거란 전망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품목별로 호재와 악재가 상존하는 상황"이라며 "시장 변화를 면밀히 지켜보고 그에 맞게 탄력적으로 대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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