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국이 선택해줘 영광" 승리 선언
트럼프, 선거 소송 추가 제기...불복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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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제46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7일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바이든 지지자가 그의 이름이 담긴 깃발을 흔들며 축하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2020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물리친 조 바이든 제46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7일(현지시간) “미국이 단합하고 치유할 때”라고 승리 일성을 밝혔다. 반면 골프를 치다 패배 소식을 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선거는 끝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우여곡절 끝에 바이든 후보가 당선됐지만 12월 8일 선거인단 확정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오전 미 언론들이 잇따라 ‘당선 확정’ 사실을 발표하자 곧바로 성명을 냈다. 그는 “미국 국민이 나와 해리스 당선인에게 보내준 신뢰가 영광스럽다”며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또 “선거는 끝났다. 분노와 거친 말들을 뒤로 하고 국가로서 하나가 될 때, 미국이 단합하고 치유할 때”라고 덧붙였다.
그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는 “우리의 위대한 나라를 이끌도록 미국이 나를 선택해줘 영광”이라며 “나는 나를 뽑았든지, 그렇지 않든지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후보 당선 확정 사실이 보도된 뒤 수도 워싱턴 백악관 앞과 뉴욕 타임스퀘어, 펜실베이니아주(州) 필라델피아 등에는 수만 명의 시민들이 몰려 나와 바이든 승리에 환호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 동부시간 오후 8시(한국시간 8일 오전 10시) 자택과 선거캠프가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대국민연설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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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가 미시간주 랜싱 주의사당 앞에서 십자가를 들고 서 있다. 랜싱=AP 연합뉴스
트럼프 "9일부터 선거 불복 소송"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승리 확정 보도 직후 성명을 내 “우리는 모두 조 바이든이 왜 서둘러 거짓으로 승자처럼 행세하는지, 그의 미디어 우군들이 왜 그토록 그를 열심히 돕는지 알고 있다”며 “월요일(9일)부터 우리 캠프는 선거법이 완전히 지켜지고 적법한 승자가 취임할 수 있도록 법원에서 소송 추진을 시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미국인들이 당연히 누려야 하고 민주주의가 요구하는 정직한 개표 결과를 가질 때까지 나는 쉬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선거는 전혀 끝나지 않았다는 게 단순한 팩트”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복 의사를 재확인함에 따라 펜실베이니아ㆍ위스콘신 등 일부 경합주 재검표와 개표 관련 소송이 이어질 전망이다. 2000년 대선 당시 플로리다주 재검표 논란으로 당선 확정까지 36일이 소요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소송을 이어갈 경우 12월 8일 선거인단 확정과 같은 달 14일 선거인단 투표까지 상황이 정리되지 않을 수도 있다.
선거 관련 소송이 연방대법원까지 올라갈 경우 ‘보수 6 대 진보 3’ 대법관 구도 상 선거 결과가 뒤집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트럼프 측이 부정선거 관련 법적 근거를 제대로 제시하지 못할 경우 기각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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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개표 나흘째인 6일 핵심 승부처에서 막판 뒤집기로 승기에 쐐기를 박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얼굴을 위아래로 나란히 배치한 사진. 사진에는 바이든 후보가 11·3 대선을 앞두고 벌인 유세 때의 여러 표정이 담겨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바이든, 펜실베이니아 이어 네바다도 승리
앞서 이날 오전까지 진행된 펜실베이니아주 개표 결과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을 3만4,414표(0.5%포인트) 앞서면서 승리를 거뒀다. 바이든 후보는 이로써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273명을 확보했다. 이에 오전 11시 24분 미 CNN 방송과 AP통신이 ‘바이든 대통령 당선 확정’ 보도를 타전했고, 곧바로 NBCㆍCBSㆍABC 등 주요 방송과 보수 성향 폭스뉴스도 바이든 승리 사실을 확정했다. 미 언론들은 오후 2시에는 바이든 후보가 네바다주에서도 승리를 거뒀다고 일제히 전했다.
11·3 선거 후 백악관에 머무르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40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트럼프내셔널 골프클럽에 도착했다고 AP 등이 전했다. 골프를 치다 자신의 대선 패배 소식을 들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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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미국 대선 승리가 발표된 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버지니아주 스털링 트럼프내셔널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고 있다. 스털링=AFP 연합뉴스
올해 78세인 바이든 당선인은 1972년 델라웨어주에서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된 뒤 내리 6선을 하며 36년간 상원 법사위원장ㆍ외교위원장 등으로 일했다. 2009년부터 8년간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함께 부통령으로 재임했다. 당선이 확정된다면 취임 시 역대 최고령 미국 대통령이 된다.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ㆍ흑인 부통령 당선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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