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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브라질에서 온 걸그룹 멤버…K팝 세계화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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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브라질에서 온 걸그룹 멤버…K팝 세계화 어디까지?

입력
2020.11.09 09:30
수정
2020.11.0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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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데뷔한 그룹 '블랙스완'에는 브라질 출신 멤버 레아(가운데)와 벨기에 국적의 세네갈계 멤버 파투(오른쪽 두번째)가 활동 중이다. DR뮤직 제공

지난달 데뷔한 그룹 '블랙스완'에는 브라질 출신 멤버 레아(가운데)와 벨기에 국적의 세네갈계 멤버 파투(오른쪽 두번째)가 활동 중이다. DR뮤직 제공


세계적으로 K팝이 인기를 끌면서 아이돌 그룹의 멤버 구성에도 글로벌 바람이 불고 있다. 중국ㆍ일본 등 인접 국가에서 오던 외국인 가수가 유럽이나 남미, 동남아로 다변화하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K팝이 세계적 장르로 우뚝 섰다는 증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9일 가요계에 따르면 17일 데뷔하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 '에스파'는 멤버 4명 중 절반이 외국인이다. 일본에서 온 지젤과 중국인 닝닝이 주인공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큰 시장의 팬덤 확보에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흐름은 해외에서 활동 중인 인기 그룹들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되다. 뉴질랜드(로제)와 태국(리사) 출신이 있는 그룹 '블랙핑크', 일본(모모ㆍ사나ㆍ미나), 대만(쯔위)에서 온 멤버를 보유한 '트와이스'가 대표적이다.


17일 데뷔하는 그룹 '에스파'에는 일본인 지젤(왼쪽 두번째)과 중국인 닝닝(맨 오른쪽)이 멤버로 들어가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17일 데뷔하는 그룹 '에스파'에는 일본인 지젤(왼쪽 두번째)과 중국인 닝닝(맨 오른쪽)이 멤버로 들어가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이돌 그룹의 외국인 멤버 영입은 비단 최근에만 있었던 일은 아니지만, 요새 들어선 국적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지난달 데뷔한 그룹 '블랙스완'에는 브라질 출신 레아와 벨기에 국적의 파투가 합류했다. 특히 파투는 세네갈에서 태어난, 아프리카계 가수의 데뷔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 5월에 데뷔한 '시크릿넘버'의 경우 가요계 최초로 인도네시아 출신 디타가 멤버로 들어갔다. 디타는 어릴 적부터 K팝 노래를 들으며, 가수의 꿈을 키워온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기획사가 외국인 멤버를 들이는 이유는 해외시장 개척이라는 목적이 크다. 한 대형 기획사 관계자는 "K팝 위상이 올라가면서 국내 데뷔를 희망하는 외국인이 늘어났고, 팀에 외국인이 있다 보면 해외 무대에서 언어적 장벽을 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K팝이 전지구적인 열풍이 되면서, 우리 노래를 한국인 가수만 부르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다국적 멤버는 모국을 중심으로 K팝을 뿌리 내리는 첨병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멤버가 풍기는 문화적 차이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매력이 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최근 방송가의 예능 트렌드 중 하나는 외국인 출연자를 적극 활용한다는 점인데, 그런 면에서 다국적 그룹은 섭외와 시청률 확보에 유리하다. 한국에 낯선 국가의 출신일수록 차별화도 쉽다.


인도네시아 출신의 디타(맨 왼쪽)를 영입한 그룹 '시크릿넘버'. 바인엔터테인먼트 제공

인도네시아 출신의 디타(맨 왼쪽)를 영입한 그룹 '시크릿넘버'. 바인엔터테인먼트 제공


하지만 한국과 정치ㆍ외교적 문제가 생겼을 때, 해당 국가 출신이 있는 그룹은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약점도 있다. 정부 간 다툼으로 극일 운동이나, 반중 정서가 생겼을 때 일본, 중국인 멤버가 소속된 그룹에 대해 앨범 불매운동을 하거나 과도한 비판이 쏠릴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극일 운동을 전개할 당시 온라인에서는 "트와이스, 아이즈원의 일본인 멤버를 퇴출시켜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임진모 평론가는 "다국적 그룹의 숙명이자 진통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문화적 영역에서 국가 간 관계를 개선하는 순기능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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