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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옥 '성인지 학습기회' 발언에... 유승민 "여가부 해체가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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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옥 '성인지 학습기회' 발언에... 유승민 "여가부 해체가 답"

입력
2020.11.06 17:19
수정
2020.11.0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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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여성적 여가부 필요없다…오히려 방해만 돼"
"이정옥 사퇴" 정치권 비판 봇물…이낙연도 경고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뉴스1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뉴스1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6일 여성가족부를 강도높게 비판하며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옥 여가부 장관이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 질의에서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 대해 "국민 전체가 성인지에 대한 집단 학습을 하는 기회"라고 발언한 것에 분노를 표하면서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장관을 겨냥해 '여가부를 폐지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여가부 장관으로서 최소한의 의식도, 양심도, 자격도 없음을 스스로 보여줬다"며 "장관 사퇴가 아니라 여가부 해체가 정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박원순, 오거돈이 저지른 권력형 성범죄 피해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는데, 여가부 장관이라는 공직자가 저런 막말을 해도 장관 자리에 버젓이 버티고 있는 게 문재인 정권의 본질"이라며 "이렇게 반여성적인 여가부라면 필요없다. 나는 2017년 대선 때 여가부 폐지를 약속했다"고 짚었다.

앞서 이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피해자는 5일 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를 통해 "그럼 나는 학습교재냐? 내가 어떻게 사는지 티끌만 한 관심이라도 있다면 저따위 말은 절대 못 한다. 저 소리 듣고 오늘 또 무너졌다. 역겨워서 먹은 음식을 다 토하기까지 했다. 내 앞에서도 저렇게 말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유 전 의원은 이 발언을 인용하며 "피해자의 목소리는 우리를 너무 가슴 아프게, 분노하게 한다"며 "이번 일은 장관 사퇴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여성을 내세워 1조2,000억원의 예산을 쓰면서, 여성을 위해 제대로 하는 일은 없이 '성인지 학습기회'라는 막말만 하는 여가부"라고 꼬집었다.

그는 "여성의 건강·복지·자녀보육 및 교육은 보건복지부와 교육부가, 여성의 일과 가정의 양립·직장에서의 차별금지·육아휴직은 고용노동부가, 여성의 인권은 법무부가, 범국가 차원의 저출산 대책·성인지 예산은 대통령이 기획재정부, 관련 부처와 챙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모든 국가정책에는 인구의 절반인 여성이 해당되지 않는 곳이 없는데 여가부를 따로 두는 것은 오히려 제대로 된 여성 정책을 방해할 뿐"이라며 "각 부처에 여성정책을 담당하는 국을 만들고 기획재정부 예산실에 여성예산국을 만드는 것이 훨씬 더 여성정책을 제대로 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연합뉴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연합뉴스

이 장관의 발언 직후부터 정치권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황규환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 "여가부의 존재 이유를 되묻게 하는 발언"이라며 "이 장관도 'n차 가해자'나 다름없다.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나아가 "존속시켜 국민 혈세를 낭비하느니 차라리 해체가 답"이라고 지적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 장관 발언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이 전날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을 상대로 "'의원님들, (예산) 한 번 살려주십시오' 한 번 하세요"라고 말해 논란이 된 박범계 의원 건과 함께 이 장관의 발언에 대해 평가해달라고 하자 "공직자는 항상 말을 골라가며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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