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 "마음 아프다" 전한 사연 속 상인 이영진씨?
만든 음식 10분의 1도 못 팔아 나눠 주기로 마음 먹어
“나만 어려운 것 아니라 소상공인 모두 어려워”?“뭐든지 해서라도 어려운 상황 참고 이겨낼 것”
?“장사 안돼서 나간 직원에 아직 연락 못해 미안”
“코로나19 때문에 손님이 없어도, 가만있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더 열심히 해야죠.”
부산 부산진구 개금골목시장에서 떡볶이와 호떡 등을 팔고 있는 이영진(43)씨. 6일 오후 그가 운영하는 가게 ‘온양삼색호떡’에는 1시간 동안 손님 1명이 찾아와 호떡을 사갔다. 이씨는 “아직 이른 시간이라 손님이 적고, 퇴근시간 무렵이면 그래도 손님이 제법 찾는다”고 했다. 먹음직스러운 떡볶이는 빨간 양념 소스에 흠뻑 젖어 있었다.
이씨는 하루 전날인 5일 소상공인의 날을 맞아 정세균 국무총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19로 손님이 없어 팔지 못한 떡볶이를 무료로 나눠준다는 한 상인의 사연에 마음이 참 아팠다”고 소개한 그 상인이다. 그는 “지난 4일 총리 비서실에서 전화가 와서 총리의 페이스북에 관련 사연을 올려도 되겠느냐고 해서 괜찮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씨는 지난 9월 중순 한 온라인 중고장터에 ‘마감시간에도 팔리지 않은 음식이 많이 남아 폐기 처분해야 해서 너무 아깝다, 떡볶이가 필요하신 분들에게 무료로 드린다’는 글을 올려 주변에 안타까움과 감동을 줬다.
그는 “그날 만든 음식의 10분의 1도 팔지 못해 퇴근도 못 하고 가게에 혼자 앉아서 중고장터에 글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면서 “장사가 안돼 정말 속상했지만 남은 음식이라도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고 싶었을 뿐”이라고 했다.
이후 이씨는 ‘떡볶이를 무료로 받을 수 있냐?’는 전화를 수시로 받기도 했고, 실제로 사람들이 가게를 찾아와 떡볶이를 받아가기도 했다.
유통업에 종사하던 이씨가 가게를 연 것은 올 1월. 처음 가게를 했지만 매출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던 4월을 전후해 매출은 절반 밑으로 뚝 떨어졌다. 이씨는 “여기저기서 코로나 환자가 나오니까 사람들이 다니질 않고 뭘 사먹으려고도 하지 않았다”면서 “지난 8월은 보름 이상 장사를 못 할 정도로 어려웠다”고 말했다. 태풍까지 불어 닥쳐 가게 시설이 망가지기도 했다. 들어오는 돈 없이 꼬박꼬박 내야 하는 월세와 대출금 상환까지 감당하느라 빚을 더 내야 했다.
이씨는 “저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 소상공인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라 생각하고 마음을 굳게 먹었다”면서 “어떻게 해서든 어려운 시기를 참고 잘 넘겨야겠다는 각오”라고 말했다. 영업을 마치고 설거지와 청소, 반죽 등 재료 준비를 하고 나면 거의 매일 밤 12시가 다돼서 집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한 달에 한두 번 쉬는 게 고작일 만큼 가게 문은 계속 열고 있다.
그는 “뭐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직접 배달을 하기도 했고,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기도 했다”면서 “거의 장사가 안되던 시기를 겨우 넘겨 지금은 조금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씨는 아내와 함께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 가게를 시작할 때는 일하는 아주머니도 있었다. 이씨는 “장사가 안되니 아주머니께서 스스로 나가셨다”면서 “그때 날씨가 추워지면 꼭 다시 연락 드리겠다고 했는데 날씨가 추워져도 상황이 좋지 않아 아직 연락을 드리지 못하고 있는 게 정말 마음 아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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