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 나흘째에도 6개州 승패 못 가려
트럼프 "바이든 선거 훔쳐" 거듭 주장
바이든, 침착 대응 주문 속 '승자 행보'
제46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미국 대선이 개표 나흘째인 6일(현지시간) 새벽까지도 당선인을 확정하지 못하고 혼란에 빠졌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가 확실해 보이지만, 일부 경합주(州)의 개표 지연으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패색이 짙어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거듭 '선거 조작'을 주장하고 소송을 남발하는 등 불복 의사를 노골화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시위가 거세질 경우 미국 사회의 분열과 갈등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오전 9시 현재 미 뉴욕타임스(NYT) 집계 기준으로 253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확보한 선거인단은 214명에 그쳤다. 당선에 필요한 270명까지 바이든 후보는 17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직 승자가 확정되지 않은 펜실베이니아(20명)ㆍ조지아(16명)ㆍ노스캐롤라이나(15명)ㆍ애리조나(11명)ㆍ네바다(6명)ㆍ알래스카(3명) 등 6개 주 가운데 그가 줄곧 앞서온 애리조나ㆍ네바다에서 우위를 지키면 승부가 끝난다. 이틀새 68만여표 차이에서 5,587표 앞서는 것으로 역전시킨 펜실베이니아에서만 승세를 유지해도 당선 확정이다. 99% 개표 상황에서 1,096표 역전에 성공한 조지아까지 확보하면 금상첨화다. 이르면 6일 오후 미 언론사들이 바이든 당선을 확정할 수도 있다.
다만 펜실베이니아는 6일, 네바다는 10일이 우편투표 접수 마감시한이다. 조지아와 애리조나의 경우 추가 집계 결과를 6일 오전 발표할 예정이다. 군 부재자투표 집계도 지연되고 있다. 때문에 대선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개표 상황에 불만을 터뜨리며 혼란을 부추겼다. 그는 "합법적 투표만 계산하면 내가 쉽게 이긴다"면서 "불법적인 투표를 계산하면 그들이 선거를 훔쳐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선거가 (연방)대법원에서 끝날 수 있다"며 선거 결과에 대한 불복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지지자들이 침묵하도록 두지 않겠다"는 등 폭력시위를 부채질하는 듯한 발언도 쏟아냈다.
트럼프 캠프 측은 펜실베이니아ㆍ미시간ㆍ조지아 등에서 개표 관련 소송을 잇따라 제기하며 지연 전략을 펴고 있다. 캠프 측은 제기한 소송이 일부 지역 1심 판결에서 기각된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소송 대상 지역을 넓혀가고 있다. 동시에 2기 트럼프 정부 출범을 준비하는 등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같은 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연설을 통해 "모든 표가 개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대통령을 선택하는 것은 유권자의 의지"라며 "민주주의는 종종 엉망이고 다소간의 인내심도 요구하지만 그 인내심은 240년간 세계가 부러워해온 (미국 민주주의) 통치시스템으로 보상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승리를 자신하면서 지지자들에게는 침착한 대응을 주문했고, 동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과 경제 현황 브리핑을 받는 등 대통령직 인수 준비도 본격화했다. 민심을 다독이면서 정권 인수에도 속도를 내는 '투 트랙' 전략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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