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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고어 "2000년 대선과는 상황 달라"... 트럼프에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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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고어 "2000년 대선과는 상황 달라"... 트럼프에 쓴소리

입력
2020.11.06 16:40
수정
2020.11.06 16:41
0 0

"모든 표 집계해? 뜻 따르라"... 개표 중단 소송 비판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AP 연합뉴스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AP 연합뉴스

"“2020년 대선은 2000년 선거와 완전히 다르다.”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올해 대선에서 경합주(州)들을 상대로 소송을 남발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그는 2000년 대선 때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플로리다에서 접전 끝에 패하자 투표 재검토를 요구했다. 당시처럼 연방대법원 판결로 개표 결과가 지연되는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그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제동을 건 것이다.

고어 전 부통령은 5일(현지시간) 미 NBC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은 20년 전과는 전혀 다르다”며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승리를 확보하기 위한 여러 경로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20년 전 옹호했던 가장 중요한 원칙은 합법적으로 투표된 모든 표를 집계해 미국의 뜻에 따르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개표는 끝까지 지켜보고 소송할지 말지를 결정하라는 얘기다. 당시 그는 대법원이 부시 전 대통령의 손을 들어주자 깨끗이 승복하고 물러났다.

고어 전 대통령은 “선거가 조작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기자회견도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법적인 투표로 집계하면 내가 이긴다”며 “뒤늦게 도착한 표를 불법적으로 계산하면 그들이 우리로부터 선거를 훔쳐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고어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표가 모두 집계되는 상황에서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판명되면 나는 그에게 올바른 일을 하라고 충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0년 대선에서 고어 전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나섰던 조 리버먼 전 상원의원도 이날 CNBC방송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주 선거 결과에 대해 소송을 낼 권리는 있다”면서도 “고어 전 부통령이 대법원까지 간 선거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교훈을 얻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고어가 그랬던 것처럼 어느 시점에선 국익을 위해 끝내야 한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국정 공백을 막고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위해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앙숙 관계인 공화당의 밋 롬니 상원의원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발언을 문제 삼았다. 그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모든 표를 세는 것이 민주주의의 핵심”이라는 바이든 후보의 말에 공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비리가 있다고 주장하면 그것들은 조사해 법정에서 해결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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