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적인 트럼프는 '전술' 차원 난관에 불과
바이든은 치밀한 '전략' 대결, 훨씬 껄끄러워
美 포퓰리즘 위력 확인, 대중 강경 지속 우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중국 전문가들이 선거 이후 미중관계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중국에 줄곧 으름장을 놓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나면 기대가 클 법도 하지만 실상은 달라 보인다.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는 트럼프의 그림자가 여전한데다 미국이 한층 집요하고 복합적으로 ‘중국 때리기’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팡닝(房寧)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6일 관찰자망에 “트럼프의 대통령 연임은 전술적 어려움에 불과하지만 바이든이 등장하면 중국은 '전략적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가 즉흥적으로 상대와 맞서는 ‘취권’ 스타일이라면, 바이든은 패권국 미국의 체계적인 글로벌 전략을 기반으로 내공을 뽐내는 ‘품새’를 구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민주당은 당명 자체만으로도 어떤 이데올로기를 추구하는지가 묻어난다”면서 “민주당 정부와 중국의 충돌은 더욱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피즘’(트럼프주의) 득세에 따른 미국 내부 분열이 대중 강경 정책의 촉매제로 작용할 수도 있다. 신창(信强) 중국 푸단대 미국학센터 부소장은 글로벌타임스에 “선거를 통해 트럼프를 지지하는 강력한 포퓰리즘의 위력을 확인했다”면서 “앞으로 공화당과 민주당 양쪽 모두에서 트럼프 스타일의 정치인이 더 많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텅쥔(張騰軍)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경선 과정에서 드러난 민주당의 균열과 바이든 집권 후 공화당의 공세로 급진 세력이 극성을 부릴 것”이라며 “트럼프의 교리는 향후 4년간 미국 정치에 계속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믹 멀베이니 전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등 트럼프 측근 인사들은 벌써부터 “트럼프가 패배하더라도 정치에 계속 관여해 4년 후 대선에 다시 도전할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에 중국은 미국과의 ‘지구전’에 대비해야 한다며 경각심을 고취하고 있다. 지구전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때리기가 최고조로 치닫던 지난 7월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공산당 정치국회의에서 언급한 대미 항전 전략이다. 텅쉰왕은 “바이든은 화법만 온화할 뿐 트럼프의 정책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경고했고, 장신(張昕) 화동사범대 교수는 “미국의 대중 정책은 가장 지속성이 강한 정책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바이든이 대통령 취임 후 파리기후협약 복귀를 선언하며 국제무대에서 트럼프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지만 중국을 포함한 다자주의 협력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양국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해도 앞서 해결해야 할 수많은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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