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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 폭스뉴스마저 등 돌린 트럼프의 '부정선거'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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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 폭스뉴스마저 등 돌린 트럼프의 '부정선거' 주장

입력
2020.11.0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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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친트럼프' 매체였지만…"근거대라"며 쏘아붙여
'공화당 텃밭' 애리조나서 바이든 승리 최초 예측도
트럼프 격분에도 철회 안해…개표방송 시청률 1위

5일(현지시간) '폭스 앤 프렌즈'에 출연한 트럼프 캠프 소속 팸 본디 전 플로리다주 검찰총장(오른쪽 끝)과 '폭스 앤 프렌즈' 진행자 스티브 두시(왼쪽 끝)가 부정선거를 두고 부딪혔다. '폭스 앤 프렌즈' 캡처

5일(현지시간) '폭스 앤 프렌즈'에 출연한 트럼프 캠프 소속 팸 본디 전 플로리다주 검찰총장(오른쪽 끝)과 '폭스 앤 프렌즈' 진행자 스티브 두시(왼쪽 끝)가 부정선거를 두고 부딪혔다. '폭스 앤 프렌즈' 캡처

미국의 대표적 보수 성향 방송으로 '친트럼프' 매체로 꼽혔던 폭스뉴스조차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선거 주장에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투표권 없는 이들에게 우편투표 용지가 보내졌고, 투표 시간 마감 후 들어온 표가 불법적으로 반영됐다며 "민주당이 선거를 도둑질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5일(현지시간)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의 따뜻한 장소인 '폭스 앤 프렌즈(Fox & Friends)'마저도 도둑맞은 선거 발언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폭스 앤 프렌즈'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타공인 '최애' TV프로그램으로, 매주 월요일 고정 출연을 하기도 하는 등 그가 두터운 신뢰를 보였던 프로그램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믿었던 프로그램마저도 '부정 선거' 주장에 등을 돌리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인 스티브 두시는 이날 전 플로리다주 검찰총장이자 트럼프 선거 캠프 고문인 팸 본디가 '늦게 들어오는 불법적인 표로 선거를 훔치려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이야기하자 "팸, 지금 부정 투표라고 했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본디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게 문제"라고 답하자, 두시는 "부정 투표 사례를 들은 게 있나, 그렇다면 당신이 아는 것만 우리에게 말해라"고 받아쳤다. 이에 본디는 구체적인 예를 드는 대신 "투표용지가 버려진 것으로 안다"고 얼버무렸다.

지난해 3월 시사주간지 뉴요커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인들에게 폭스뉴스 진행자들의 충성도를 평가했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후 단독 인터뷰까지 해줬던 앵커 션 해니티가 '10점 만점'이었는데, 두시는 당시 무려 '12점'을 받았던 인물이다.


트럼프 반발에도 "애리조나는 바이든 승리" 입장 고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11ㆍ3 대선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11ㆍ3 대선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또 다른 간판 진행자인 터커 칼슨과 숀 해니티, 로라 잉그라함 등이 이들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선거 공정성과 신뢰성에 일부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그들조차도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대중을 상대로 한 사기극'이라는 주장을 적극 지지하는 태도를 보이지는 않았다.

심지어 닐 카부토 폭스뉴스 앵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인 에릭 트럼프와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의 개표 중단 소송 관련 기자회견을 중계하던 중 끼어들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시간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아울러 방송 말미에는 "(선거의 무결성을 의심하는 이들은) 그 불법성에 대해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폭스뉴스는 3일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인 애리조나주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고 최초로 예측해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시청률조사업체 닐슨미디어리서치(NMR)에 따르면 당일 오후 8시부터 11시까지 폭스뉴스가 1,410만 명이 시청하면서 21개 방송사 중 압도적으로 대선 개표방송 1위를 차지했다. 진보성향의 CNN이 910만 명, MSNBC가 731만 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 방송을 본 트럼프 대통령은 법적 대응까지 거론하며 격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슨 밀러 트럼프 선거 캠프 선임고문 등 여러 참모들이 직접 폭스뉴스 측에 연락해 예측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지만, 폭스 뉴스는 철회하지 않았다. 대신 폭스 뉴스의 의사 결정 데스크인 아논 미쉬킨이 이날 직접 방송에 등장해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의 7% 포인트 우세를 없애기 위해 충분한 표를 얻지 못할 것"이라며 쐐기를 박았다.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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