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집회 주동자는 살인자" 노영민에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공직자로 부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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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오대근 기자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국민을 개, 돼지라고 해서 쫓겨난 공직자는 봤어도 살인자라는 사람은 동서고금 이래 처음이고, 전무후무한 일"이라고 6일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광화문 집회와 관련 "(집회 주동자는) 도둑놈이 아니고 살인자"라고 비판했던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겨냥한 발언이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광화문 집회 주동자가 살인자라는 노 실장의 말은 강남 아파트 문제가 아니더라도 그가 고위공직자로서 얼마나 부적절한 사람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에 나와서 거침없이 뱉어낸 막말이니 결코 실언이나 노망난 발언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의 발언은 내 진영이 아닌 반대편은 어떤 상황이나 요소도 고려할 필요 없고 내치고 죽이고야 말겠다는 증오와 광기가 아니라면 설명되기 어렵다"며 "대통령 최측근이라는 노 실장의 발언은 개인을 넘어 문재인 정권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9월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 의원은 우선 "제정신이 박힌 공직자라면 지지자든 반대자든 정권 반대 집회를 열었다고 국민을 살인자로 부를 수는 없다"며 "한마디로 이 정권은 국민 보기를 장기판의 졸(卒)로 본다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또 "반대자에 대한 증오의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것은 그만큼 진영정치의 늪에 깊이 빠져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독재의 사고를 갖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열렸던 광화문 집회에 분명히 반대한다"면서도 "그럼에도 살인자라고 규정해 버리는 대통령 최측근이라는 고위공직자의 인식과 사고가 섬뜩하다"고 했다.
노 실장이 관련 논란이 커지자 "과한 표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시했지만, 이 역시 '의례적인 사과'라는 것이 이 의원의 비판이다. 이 의원은 "상처받은 국민들께 백배사죄하고 즉각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도 비서실장의 표현에 어떤 입장인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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