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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발목 잡는 망 분리 정책과 비대면 진료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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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발목 잡는 망 분리 정책과 비대면 진료 규제

입력
2020.11.0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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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조원 규모의 비대면 진료 세계 시장서 국내 기업은 전무
세계 수준의 AI 핵심 연구인력 중 한국은 1.4% 불과...인력 양성 정책 시급

40조원 규모의 전세계 비대면 진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국내 신생기업(스타트업)은 전무하다. 비대면 진료를 금지한 국내 규제 때문이다. 날로 성장하는 핀테크 시장은 망 분리 정책에 가로막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그만큼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세계 수준의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규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산나눔재단은 5일 아마존웹서비스(AWS),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함께 국내 스타트업 성장을 위한 환경 분석 및 정책 제안을 담은 ‘2020 스타트업코리아’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스타트업들을 세계적 수준으로 키우려면 망 분리 정책 완화, 비대면 진료 허용, AI 인력 확대 등 금융, 의료, 법률 관련 규제 완화와 정책 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장 이후 세계적으로 비대면 진료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총생산(GDP) 상위 15개국 가운데 비대면 진료가 금지된 국가는 한국 뿐이다. 그렇다보니 40조원 규모의 전세계 진료 시장에서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국내 유니콘 업체는 전무하다.

따라서 보고서는 관련 산업의 경쟁력과 의료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비대면 진료를 허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를 도입하면 의료보험 지출을 최대 8%까지 줄일 수 있고 병원 대기 시간도 연 0.7억 시간을 줄일 수 있다.

GDP 상위 15개국의 비대면 진료 허용 현황. 아산나눔재단 제공

GDP 상위 15개국의 비대면 진료 허용 현황. 아산나눔재단 제공

급성장하는 핀테크 분야에서는 보안을 위해 도입된 망 분리 정책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금융기관 내부 전산망과 서비스를 위한 외부 망을 분리시키는 망 분리 정책이 도리어 개발환경의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보안투자에 소극적 환경을 만든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망 분리 정책을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사후 규제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최근 들어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도입하는 공공 앱은 국내 플랫폼 스타트업의 혁신 의지를 방해한다는 지적이다. 국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 산업은 최근 5년간 시장 규모가 연 평균 20% 이상 성장하면서 우아한형제들, 야놀자 등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지닌 유니콘 기업을 5개 이상 탄생시켰다. 하지만 스타트업들이 어렵게 만든 시장에 공공 앱이 들어오는 것은 오히려 혁신을 방해한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보고서에서는 지자체 등에서는 공공 앱을 통한 직접적 시장 개입보다 정책 방향 수립 등 간접 방법을 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보기술(IT)과 법률서비스를 결합한 리걸테크 역시 성장성이 높은 만큼 판결문 공개 수준 대폭 확장, 기계 판독이 가능한 데이터 형태의 판결문 제공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분야에서는 세계 수준의 핵심 연구인력 중 한국 출신이 1.4%에 불과하고, 스타트업에 필요한 실무 인재도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AI 인력의 양성을 위한 정부 차원의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아직 국내 제도와 문화는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는데 부족한 점이 있다”며 “정체된 분야는 빠르게 장애물을 제거하고 성장 분야는 도약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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