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판 을지로위’ 약자와의동행특위 출범
“정치의 기본이 뭡니까.”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새삼스런 질문을 던졌다. 비대위 산하 ‘약자와의 동행위원회’ 첫 회의에서다. 그는 “국민 생활 향상을 도모하고 행복하게 하는 게 우리 정치인들이 해야 하는 사명”이라고 스스로 답한 뒤 “우리가 과연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접근해야 약자와의 동행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많은 안을 내달라”고 말했다.
특위 위원장인 김미애 의원은 “국민의힘이 당명을 바꾼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국민 삶 속으로 들어가서 국민들이 왜 눈물 흘리고 고통스러워하는지 함께 체험하고 입법 활동으로 힘이 돼 드리겠다”고 했다.
'약자와의 동행위'는 김 위원장의 정책 방향성을 실현하는 기구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을 규정하는 ‘부자' ‘웰빙’ 이미지를 지지층 확장을 막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부자를 대변하는 정당’이란 인식을 씻어내지 못하면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도, 다음해 대선도 이기기 어렵다고 본다. 취임 초부터 ‘약자와의 동행’을 외치며 체질 개선을 강조해 온 이유다.
동행위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베이비박스 앞 영아 유기 사건, 인천 라면형제 화재 등 국가가 약자를 지키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때마다 현장을 둘러 보고 재발을 막기 위한 입법을 추진하는 식이다.
동행위는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이었던 2013년 구성한 을지로위원회와 닮았다. 을지로위는 갑의 횡포에 시달리는 을들을 돕기 위해 현장을 뛰어 다닌 조직이었다.
동행위가 ‘보수판 을지로위’ 이상의 평가를 받을 수 있느냐는 실질적 성과에 달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약자를 위한 대안을 발빠르게 제시하고, 여당과 협력해 입법까지 완성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통해 당 이미지를 바꾸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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