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덕파워웨이 경영권 분쟁 과정서 갈등 겪자
'의결권 행사' 청탁과 함께 돈 건네며 회유 시도
檢, 로비스트 2명 영장... 김재현 상대 거액 사기도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측의 로비스트 2명이 옵티머스의 무자본 인수ㆍ합병(M&A) 목표물이었던 코스닥 상장사 ‘해덕파워웨이’의 주요 주주 측에 억대의 금품을 건넨 사실이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 이들은 김재현(50ㆍ구속기소) 옵티머스 대표를 대신해 해덕파워웨이 주식을 관리하며 기존 주주들을 상대로 모종의 청탁을 하는가 하면, 김 대표를 상대로 거액의 사기 행각까지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주민철)는 옵티머스의 로비 창구로 지목됐던 김모(55)씨와 기모(56)씨가 올해 초 해덕파워웨이 주요 주주인 A씨 측에 억대의 금품을 제공한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 김씨와 기씨는 연예기획사 대표 출신인 옵티머스의 또 다른 로비스트 신모(56)씨와 함께 활동했던 인물들이다. 김씨 등 세명은 옵티머스가 임차료 등을 낸 강남N타워 사무실 등에서 일하며 정ㆍ관계 및 금융권 로비 역할을 수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씨 등은 A씨에게 금품을 전달하면서 “해덕파워웨이 주주총회에서 (우리한테 유리하도록) 의견권을 행사해 달라”고 청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 해덕파워웨이는 극심한 경영권 분쟁을 겪었는데, 특히 A씨는 소액 주주들을 모아 ‘회사를 망가뜨린 (기존의) 최대주주 측에서 추천한 이사를 선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관련 소송을 이어가던 ‘요주의 대상’이었다.
당시 A씨가 겨냥한 최대주주는 옵티머스가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던 ‘화성산업’이다. 게다가 A씨 등은 분쟁 과정에서 “청와대에 근무하는 옵티머스 관련 인물이 해덕파워웨이의 옵티머스 펀드 투자를 밀어붙였는데, 이 같은 횡령 정황을 폭로하겠다”는 취지로 말하며 김 대표를 압박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호(43ㆍ구속기소) 옵티머스 이사의 부인인 이모(36) 전 청와대 행정관이 해덕파워웨이 사외이사였던 사실을 ‘무기’로 삼은 것이다. 한마디로 옵티머스로선 적대 관계나 마찬가지였던 A씨를 같은 편으로 만들기 위해 회유할 필요성이 있었던 셈이다.
이와 별개로, 옵티머스의 이익을 위해 활동했던 김씨와 기씨가 오히려 김 대표를 상대로 사기 범행을 저지른 혐의도 검찰 수사과정에서 포착됐다. 둘이 각종 이권 사업과 관련, 사업비 혹은 로비 명목으로 옵티머스 자금을 받아간 뒤 실제로는 다른 용도에 이 돈을 빼돌렸던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이들은 또 다른 브로커를 통해 김 대표에게 전직 금융감독원 직원 B씨를 소개시켜 준 뒤, ‘B씨에게 전달하겠다’며 2,000만원을 받아간 혐의로 최근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검찰은 이 같은 범죄 사실들을 확인한 뒤, 전날 김씨와 기씨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과 배임증재, 상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신씨에 대해서도 “필요할 경우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씨와 기씨의 구속 여부는 6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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