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명예 퇴진하는 처지에 혈세를 들여 이임식까지 치러준다는 게 말이 됩니까."
5일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광주그린카진흥원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선 지난 9월 중도 하차한 배모 전 원장의 이임식 비용이 도마에 올랐다. 기관장 갑질 논란과 채용 비리 의혹 등으로 불명예 퇴진한 기관장에게 감사패를 주고 오찬 행사까지 열어 준 게 적절했냐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광주그린카진흥원은 광주형 일자리 적용 모델인 현대자동차 위탁조립공장(합작법인)인 ㈜광주글로벌모터스의 1대 주주로 광주시 출연기관이다.
이날 장재성 광주시의원이 광주그린카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관련 자료에 따르면 광주그린카진흥원은 지난 9월 8일 배 전 원장 이임식을 열었다. 앞서 배 전 원장은 9월 4일 광주시에 사직서를 제출했고, 사흘 뒤인 7일 수리됐다. 배 전 원장은 규정에도 없는 전용차를 세금으로 임차해 타고 다니면서 직원을 개인 운전기사처럼 부려 도덕적 해이가 도마에 오른 데다 채용 비리 의혹까지 사면서 비난을 받은 터였다.
문제는 광주그린카진흥원이 배 전 원장의 사표가 수리된 다음날 혈세를 들여 배 전 원장 이임식 행사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광주그린카진흥원은 이임식 당시 배 전 원장에게 감사패(8만원)와 꽃다발(9만원)을 주고 9만9,000원짜리 현수막까지 내걸었다. 이어 중국요리 전문점에서 환송 오찬까지 열어주면서 35만3,000원을 썼다. 오찬 자리엔 광주글로벌모터스 지원 업무를 위해 광주시에서 파견된 공무원 3명과 광주그린카진흥원 직원 12명 등 모두 16명이 참석했다. 이임식 관련 비용으로 62만2,000원이 소요됐는데, 이는 모두 기관업무추진비로 집행됐다. 기관장 등이 공무 처리를 위해 사용하는 업무추진비를 전임 원장을 위해 사용한 셈이다.
장 의원은 "광주시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를 보여주는 대표적 인물로 기록될 수 있는 사람에 대해 공금을 투입하며 이임식을 진행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더구나 문제의 당사자를 시가 별다른 조치도 없이 사표를 수리한 것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광주시의회는 광주그린카진흥원에 대한 방만 운영의 책임을 묻겠다며 배 전 원장을 행정사무 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반재신 의원은 "7월 이전 발생한 건(자동차산업과의 적발)과 9월 사표를 쓴 상황에서 책임지지 않는 모습에 의문이 있다"며 "광주그린카진흥원의 채용, 계약, 회계 문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문제 제기인데 이야기를 직접 들어볼 기회를 가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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