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충남 천안과 아산, 경기 용인 철새도래지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잇따라 검출되면서 방역당국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그동안 철새도래지에서 AI 항원이 검출되면, 얼마 후 전국 가금농장으로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양상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바이러스 검출지역과 가금농장, 사람 및 차량에 대한 삼중 소독으로 이번에는 반드시 AI 전국 확산을 막아내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천안, 용인서 검출... 전국 확산 비상
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전국 103개 철새도래지에 대한 예찰과 검사를 진행한 결과 최근 충남 천안 봉강천과 경기 용인 청미천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에 정부는 경기와 충청 지역 철새도래지 10곳을 하나의 권역으로 묶어 특별 관리하는 방역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세계 AI 발생 건수가 181%나 급증해 올해는 작년보다 한 달 일찍 철새도래지 예찰을 진행했는데, 3곳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며 "과거에도 철새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채 20일이 지나지 않아 가금농장에도 바이러스가 발생하는 패턴을 보여 비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1조원 이상의 경제적 피해를 끼친 지난 2016년 AI 확산 사태는 천안 봉강천에서 검출된 항원이 충북 음성 가금농가로 퍼지면서 시작됐다. 2017년에도 전남 순천 야생조류에서 항원이 검출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전북 고창 가금농가에 바이러스가 전파됐다.
철새도래지 격리, 거점시설 소독 등 특별 대책
올해만은 이런 악순환을 막기 위해 정부는 △철새도래지 격리 △거점시설 소독 강화 △축산차량 농장 진입 통제 등 한층 강도 높은 ‘AI 방역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바이러스 검출지역 인근 10곳 하천을 AI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축산차량 진입과 낚시·산책 행위를 통제하기로 했다.
전국 철새도래지 주변과 인근 도로 집중 소독도 진행된다. 이를 위해 철새도래지 주변 축산차량 출입 통제 구간을 지난해 84곳에서 올해 234곳으로 82% 확대했다.
가금농장 방문자와 차량, 인근 도로 소독도 강화된다. 가금농장에는 외부 차량과 사람의 진입이 기본적으로 통제되며, 농장 내·외부도 매일 소독하기로 했다. 정부는 축산차량에 설치된 GPS 단말기를 통해 가금농장 출입도 엄격히 통제할 방침이다.
소독 작업에는 소독차 230여대와 살수차 24대, 군 제독차 5대도 투입된다. 차량 진입이 어려운 지역 소독을 위해서는 방제드론 103대를 활용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달 9일 강원 화천군 양돈농장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은 바이러스 잠복기(4~19일)가 끝나도록 아직 추가 발생이 없어 조기 차단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최근 실시한 접경지역 양돈농장 397호에 대한 정밀·임상검사에서도 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다.
다만 강원지역에서 ASF에 감염된 야생멧돼지 폐사체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어, 정부는 농장 예찰과 방역에 긴장감을 늦추지 않을 계획이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AI 항원이 검출된 만큼 전국 가금농장은 기본적으로 바이러스 오염 위험이 크다는 인식을 가져달라"며 "축산차량의 농장 진입 통제, 농장 내·외부 소독 등 기본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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