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한 사학재단, 교사 채용 과정서 금품수수
수 천 만원 건네고 시험지와 답안지 받아 시험
지원자 488명 중 13명 합격, 37.5대 1 경쟁률
경기지역 한 사학재단이 올 초 정교사를 채용하면서 금품을 받고 필기시험 문제와 면접 문항 등을 유출한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13명을 채용하는데 488명이 몰려 37.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채용된 13명 모두 답안지 등을 사전에 제공 받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경기남부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업무방해와 배임수재 등 혐의로 경기지역 한 사학재단 행정실장인 A씨와 동료 교사 2명 등 3명을 구속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재단 이사장의 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재단 직원들 6명과 부정 채용된 기간제 교사 13명 등 19명을 입건, 조사하고 있다.
A씨 등은 올 2월 실시된 이 사학재단 2020학년도 정규직 교사 공개채용시험에서 일부 지원자들에게 각각 수천만 원씩을 받은 뒤 필기 평가 문제 및 정답지와 면접 질문 내용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합격한 이들은 시험문제 출제위원에게 개별 접촉해 밀봉되지 않은 시험문제와 답안지를 따로 건네받은 뒤 범행에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13명이 모두 시험문제와 답안지를 받았다고 판단,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일부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기교육청은 해당 사학재단에 부정채용이 의심된다는 민원을 접수받아 자체감사를 벌이다 지난 5월 경찰에 수사의뢰한 바 있다. 이 사학재단은 경기교육청의 반대에도 자체 시험을 통해 교사 등을 채용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사학재단 등에 대한 압수수색 등을 통해 시험지와 답안지, 면접 질문 내용 등이 당시 합격자 13명 전원에게 사전 유출된 것을 확인했다”며 “이들 중에는 최대 수 천 만원씩 돈을 전달한 경우도 있어 총 금액은 수 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혐의를 부인하는 몇몇 합격자들에 대해서도 금품 제공 여부를 계속 수사하고 있다”며 “재단 관계자 전체를 대상으로 가담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말했다.
한편 경기교육청은 해당 사학재단 측에 구속된 교직원 3명의 직위해제 요구와 함께 현재 계속 근무 중인 9명의 기간제 교사에 대해서도 즉시 계약을 해지하도록 했다. 또 수사에 따라 밝혀지는 비리 혐의 교직원에 대해서도 직위해제 또는 징계의결을 요구하는 등 비리에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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