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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어민, 대풍어에도 위판장 부족 울상...시 늦장대응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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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어민, 대풍어에도 위판장 부족 울상...시 늦장대응 '분통'

입력
2020.11.05 14:23
수정
2020.11.0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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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어 위판 못해 길거리서 발만 동동?
수산종합지원단지 임시 사용 요구


선어를 실은 냉동 화물차들이 목포선창 인근 길거리에서 대기하고 있다. 독자 제공

선어를 실은 냉동 화물차들이 목포선창 인근 길거리에서 대기하고 있다. 독자 제공



"고기를 잡으면 뭐합니까, 출하를 못해 선어가 썩어 가는데~", "목포시가 만선을 여수 등 타 지역으로 쫓고 있당께라"

20년 만에 조기와 갈치, 새우 등 대풍어를 맞은 전남 목포어민들이 위판장과 냉장시설 부족 등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5일 목포수협 및 어민 등에 따르면 제주 연근해와 신안군 홍도 연안에 참조기 황금어장이 형성되면서 하루 수협 위판장에 조기·갈치 1만4,000상자 10억원, 새우젓 2,200드럼(30㎏) 27억원 상당이 위판액을 올리고 있다. 이는 전년대비 300% 가까이 증가한 액수다.

어민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마이삭' 등 3차례 태풍, 인건비 상승으로 삼중고를 겪다가 최근 모처럼 '대풍어'로 웃음꽃을 피웠지만, 정작 육지에서는 선어를 제때 출하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실제 만선한 어선들이 목포항으로 입항에도 출하를 못해 선어를 길거리에서 세워두고 있는 실정이다. 어민들은 육지의 냉동탑차를 빌려 목포수협과 목포항 인근인 길거리에서 대기하고 있다. 탑차 사용료가 하루 65만원에다가 1박은 30만원이 추가돼, 3~4일만 기다려도 200여만원이 손해인 셈이다.

특히 최근 상급 갈치 한 상자에 50만원에 거래되고 있지만 위판 출하를 못해 선어 상태가 나빠지면 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목포수협은 동부위판장내 참조기 선별 자동화 시스템으로 위판환경을 개선했다. 수협제공

목포수협은 동부위판장내 참조기 선별 자동화 시스템으로 위판환경을 개선했다. 수협제공



수협도 마찬가지다. 목포항으로 들어온 어선들이 위판을 하지 못해 여수와 군산 등지로 옮겨가면서 호황은 커녕 수입은 줄었다. 4일에는 새우젓 드럼이 2,200여개가 들어오면서 선창 노지에 600여 드럼을 방치해 놓았다.

사정이 이러하자 어민들은 목포시가 북항에 378억원을 들여 조성한 서남권친환경수산종합지원단지를 임시로 사용할 것을 수차례 요구하고 있지만, 준공이 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달 가까이 뒷짐만 지고 있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시는 2017년 착공한 죽교동 북항인근 부지 10만㎡에 위판장과 냉동·냉장, 제빙·저빙시설, 판매장 등을 조성, 준공을 앞두고 있다.

양경숙(60) 안강망협회장은 "수산종합지원단지 공사가 오래 전에 마무리돼 부지만 사용할 수 있도록 임시 사용허가를 목포시장과 시청에 요구했지만 답변이 없다"면서 "탑차에 선어를 실어 3일째 길거리에 있는데 만약 고기가 썩으면 시청 앞마당에 다 버리겠다"고 말했다. 김모(64)씨도 "선창이 살아야 지역경제가 살아나는데 김종식 시장만 모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목포시 관계자는 "목포선창을 가보니 어민들이 피해를 많이 보고 있다"며 "북항 수산지원단지 임시 사용을 위해 관련 부서와 협력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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