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택임대차보호법으로 촉발된 전세난이 전세가격은 물론, 매매가격까지 밀어올리고 있다. 전세 대신 차라리 중저가 아파트를 구입하겠다는 수요가 늘고, 높은 전셋값이 집값을 받쳐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2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은 0.17%로 지난주보다 0.04%포인트 올랐다. 이는 '6·17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 기록했던 0.22% 이후 4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값도 전주 대비 0.02% 상승하며, 지난 8월 이후 10주 만에 처음으로 상승폭이 커졌다.
한동안 잠잠했던 아파트값을 끌어올리는 건 최근 지속되는 전세난이다. 전세 매물이 희귀해지면서, 강북 중저가 단지 매매 수요가 늘어났다. 중랑구는 구축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상승하며 0.08% 올랐다. 강남구 아파트값이 0.01% 하락하며, 2주 연속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수도권 집값도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김포시는 전주 대비 1.94% 급등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김포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D노선 등 교통개선 기대감이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가격 또한 빠르게 오르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12% 상승했다. 지난주 상승률보다 0.02%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이로써 서울 전셋값은 3주 연속 상승폭을 키우며, 71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게 됐다.
강남권 전셋값 상승률이 특히 두드러진다. 송파구는 0.21% 올랐으며, 서초구와 강남구도 각각 0.20%와 0.19% 올랐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학군 및 역세권이 좋은 주요 아파트 위주로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인천 연수구는 주거환경이 양호한 송도동 위주로 전셋값이 오르며 일주일 사이에 1.16%나 올랐다. 전국 전셋값은 같은 기간 0.23% 오르며 지난주보다 0.01%포인트 상승했다.
전세난이 집값을 계속 자극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26만5,594가구)은 올해보다 26.5%(9만5,726가구) 감소한다. 업계에서는 전세난이 장기화되면, 매매시장도 점차 불안정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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