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3일 오후 2시 1심 선고
정경심(58) 교수의 '자녀 입시비리·사모펀드 의혹' 사건의 1심 재판이 지난해 9월 6일 첫 기소된 지 426일 만에 막을 내렸다. 정 교수는 "법정에선 검찰이 저에게 첩첩이 덧씌운 혐의가 벗겨지고 진실이 밝혀질 거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며 끝까지 무죄를 주장했다.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 임정엽)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정 교수는 최후 진술 기회를 얻자 "이 자리에 당당히 서려고 노력했지만 사건이 가지는 무게감 때문에 심신이 여전히 힘든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며 준비해온 글을 읽기 시작했다. 이날 재판이 시작한 지 7시간 만에 얻은 6분의 자유 발언 기회였다.
정 교수는 먼저 자녀 입시비리·사모펀드 의혹·증거인멸 교사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뉘는 자신의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특히 동양대 표창장 위조에 관해 말할 때는 울먹이며 "이 사건 기소 특히 제가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것은 제가 가진 기억과 너무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위조했다면 왜 제가 최성해 전 총장에게 '표창장을 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렸겠나. 이 말을 듣고 최 총장이 '부산대 말고 경북대에 지원하면 전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었다'고 답변 했겠나"고 항변했다.
정 교수는 "일순간 사는 것에 대해 심각한 회의에 빠지기도 했다"며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그러다 "한 인간을 지탱하는 것은 자신의 삶에 대한 신뢰와 앞으로 살아갈 삶에 대한 희망인데, 이를 현실에서 담보하는 건 그가 그 동안 맺어온 인간관계일 것"이라며 다시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번 사건은 지난 수십년에 걸친 저의 인간관계를 송두리째 무너뜨렸고, 저와 밀접한 관계에 있던 어느 누구도 실연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며 "그 분들께 사과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저와 제 가족이 누려온 삶이 예외적일 수 있고 주어지는 혜택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점을 반성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진실이 밝혀질 거라는 희망이 이뤄질 거라 굳게 믿는다"며 '법원의 시간'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며 말을 맺었다. 그를 변호했던 김칠준 변호사도 정 교수의 최후진술 직전 "압도적인 수사력과 권력으로 전방위적이고 무차별적으로 수사했던 검찰의 시간과 달리, 법원의 시간에서는 당사자가 대등한 입장에서 공정하게 사실 관계를 밝혀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재판부도 미리 준비해온 서면을 읽으며 "2번의 공판준비기일과 34번의 공판기일 동안 노력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전한다"며 재판을 마쳤다. 정 교수에 대한 선고는 다음달 23일 오후 2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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