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부터 레트로(복고)가 인기를 끌면서 ‘동묘 벼룩시장’은 젊은이들의 트렌드 성지가 되었다. 더불어 ‘광장시장의 수입 구제시장’ 또한 호황이다. 혹자는 “요즘 애들(Z세대, 밀레니얼 세대)은 왜 굳이 낡고 남이 쓰던 것에 열광할까?”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편견을 한 꺼풀만 벗겨내고 그 속사정을 들어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Z세대는 레트로로 예정된 결말을 아는 과거의 풍요롭고 행복했던 시절을 느끼고 싶어 한다. 그들은 태어남과 동시에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변혁의 시대를 살아왔다. 그러니 결과를 아는 시절을 즐기는 것이 일종의 힐링이 된다고 한다. 새로움 때문이기도 한데, 기성세대의 낡고 오래된 것들이 젊은이들이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것들이다. 그래서 과거를 지금에 맞게 뉴트로(New+Retro)로 즐긴다. 한편으로 획일화되는 것을 탈피하고 남과 다른 나만의 것을 가지고자 하는 마음 또한 존재한다. 구제 제품이 비록 과거에는 공장에서 양산된 제품이었을지라도 지금은 많이 남아 있지 않아 현재는 나만의 아이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Z세대라 불리는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요즘 세대 10명 중 2명은 일부러 팔로어가 적고 독특한 감성의 유튜버를 찾아서 본다고 한다.
그럼 밀레니얼 세대라 불리는 30~40대는 어떨까? 이들은 또 다른 의미로 레트로와 중고를 ‘빈티지’로 즐기고 있다. 레트로는 복고로 해석되지만, 빈티지는 딱 부러지게 한국말로 의미하기가 어렵다. 패션전문자료사전(1997)의 내용을 간추리면, 일정한 기간을 경과해도 광채를 잃지 않는, 한때는 광채를 잃었어도 어떤 계기로 불사조와 같이 되살아나는 매력을 가진 '오래되어도 가치가 있는 것(oldies-but-goodies)', 혹은 '오래되어도 새로운 것(new-old-fashioned)'을 지칭한다. 오프 더 레코드로 한마디를 보태면, 한 앤틱 애호가는 만들어진 지 100년이 넘은 것을 앤틱으로, 10년이 넘은 것을 빈티지로 보는 것을 추천했다. 요즘 30~40대들은 당근 마켓도 쓰지만, 유명인의 플리마켓에서 그들의 소장품이나 중고품을 구매하는 것 또한 즐긴다. 판매 수익금 일부는 기부도 돼 착한 일을 했다는 기분까지 들게 하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거기다 동묘와 광장시장의 구제품을 좀 더 패션 매장답게 꾸며서 시내 중심가나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곳 또한 이들이 중고와 빈티지에 더 빠져들게 만들고 있다.
10대부터 40대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레트로, 중고, 빈티지 매장 4곳을 둘러보고, 요즘 애들 말처럼 ‘느낌(VIBE) 아니까’의 그 느낌을 느껴보며 올가을 새로운 추억에 잠겨보면 어떨까?
수천 벌의 레트로 맛집 - 밀리언 아카이브 (인스타그램:https://instagram.com/millionarchive )
지하철역 인근에 자리를 잡아 10대~70대까지 찾는 구제품 매장- 빈프라임 (홈페이지: http://www.vinprime.com/ )
황홀한 빈티지 쥬얼리가 가득한 온라인 보석함- 일루 (인스타그램: https://instagram.com/illuoo )
스타일리스트와 연예인을 사로잡은 리폼 빈티지의 메카- 벨앤누보 (인스타그램: https://instagram.com/bellnouvea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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