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참으로 훌륭한 견공들이 많습니다. 강도를 만난 반려인을 온몸으로 지켜낸 반려견, 전쟁터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적진으로 달려가는 군견, 위험한 재난 현장에서 피해자들을 찾아내는 탐지견 등. 미국에는 이러한 견공들을 기리기 위한 시상식이 매년 열리는데요. 이름하여 ‘아메리칸 휴메인 영웅견 어워드’입니다.
지난 10월 20일 방송된 ‘아메리칸 휴메인 영웅견 어워드(American Humane Hero dog Awards)’는 미국에서 가장 비범한 영웅견을 뽑기 위해 열리는 시상식으로 올해 10회째를 맞이했는데요. 1백만 명이 넘는 국민들의 투표와 동물 애호가, 개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심의를 통해 보호소견, 치료견, 군견, 서비스견, 경찰견, 가이드견, 구조견까지 총 7개 분야 영웅견을 뽑고, 그중에 또 최고의 영웅견을 뽑는 행사입니다. 이 행사는 본래 미국 캘리포니아주 비벌리힐스 시에서 시상식을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자택에서 수상하는 모습이 TV 채널을 통해 방영됐습니다.
그렇다면! 올해 미국 최고의 영웅견으로 뽑힌 주인공은 과연 어떤 견공일까요?! 두구 두구 두구!
바로 ‘멕켄지(Mackenzie)’라는 치와와가 그 영광을 차지했습니다. 과연 멕켄지는 어떤 견공이기에 400여 마리의 경쟁자를 제치고 당당히 1위를 차지했을까요?
올해 6살로 몸무게가 약 1.8kg 정도 나가는 치와와인 멕켄지는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시에 위치한 비영리 동물보호단체(The Mia Foundation)에서 지내고 있는데요. 멕켄지가 어떻게 이곳으로 오게 되었는지는 자세히 소개되지 않았지만 멕켄지는 센터에서 ‘아픈 아기 동물들의 엄마’로 통합니다. 멕켄지는 이곳에서 신체적 결함으로 엄마와 떨어져 지내거나 거리에서 구조된 아기 동물들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멕킨지는 어릴 적 죽을 뻔한 고비를 많이 넘겼습니다. 선천적 구개파열(입천장이 갈라진 채로 태어남)로 인해 생후 약 1년간 밥을 튜브로 먹고, 이를 고치기 위해 수술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또 그 과정에서 폐렴에 걸려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기기도 했죠.
자신도 아픈 경험이 있어서일까요. 멕켄지는 센터를 찾아오는 아기 동물들을 자연스럽게 돌보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마치 엄마처럼 아기 동물들에게 사람이나 다른 동물과 어울리는 법, 노는 방법, 좋은 태도를 갖는 법 등을 가르치고, 깨끗이 핥아주는 등 살뜰히 돌보았습니다. 멕켄지는 강아지뿐만 아니라 고양이, 염소, 닭, 다람쥐, 새 등 종이 다른 동물들까지 돌보았죠. 그는 이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짖지 않았지만 다른 동물들과 충분히 소통하는 것 같았다고 합니다.
멕켄지의 활약은 이뿐만이 아닌데요. 멕켄지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노는 것입니다. 이런 시간을 통해 아이들은 신체적 어려움을 가진 동물이나 사람에 대해서 열린 마음을 갖고 친절함과 인내를 배우게 되죠.
이러한 활약으로 멕켄지는 7개 부분 중 ‘올해의 보호소 영웅견’으로 뽑히게 되었고, 마지막 라운드에서 2020년 아메리칸 영웅견에 선정되며 올해 최고의 영웅견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아메리칸 휴메인의 사장이자 대표이사인 로빈 가네츠 박사는 선정 이유를 이렇게 밝혔는데요.
세계적인 (코로나) 위기는 많은 고통과 고립을 야기했다. 2020년 수상자(멕킨지)의 이야기는 매우 고무적이었고, 사랑과 희망 그리고 연민의 이야기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이 필요하고 중요해질 것이다.
올해 최고의 영웅견으로 꼽힌 멕켄지를 돌보고 있는 비영리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수상 소감에서 ‘멕켄지는 트로피보다 가볍지만, 그의 모성애는 누구보다 강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자신의 역경을 딛고 일어나 같은 아픔을 가진 동물들에 손길을 내밀어 준 멕켄지. 로빈 가네츠의 말대로 멕켄지가 보여준 따뜻한 사랑의 손길은 사람들에게 참 많은 귀감을 주는 것 같습니다. 그가 가진 이 따뜻한 마음을 우리도 조금씩 더 가져본다면 질병과 경제 위기로 힘들어하는 주변 사람들이 덜 고통받지 않을까요? 아픈 아기 동물들의 대모가 된 멕킨지가 앞으로 더 많은 동물을 사랑으로 품어주길 바라봅니다.
★ 2020년 아메리칸 휴메인 영웅견 어워즈 수상견 ★
■ 테라피견 부문 _ 올리브
올리브는 미국 미주리 주 제퍼슨 시에서 학대받고 방치된 아이들이 법정에 올 때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역할을 한다. 2016년부터 약 300명의 아이들을 위해 봉사했다.
■ 군견 부문 _ 블루
블루는 폭탄 탐지견으로 2011년부터 7년간 명예롭게 근무한 이후 조지아에서 은퇴했고, 지금은 함께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했던 해병이 입양해 함께 살고 있다.
■ 서비스견 부문 _ 돌리 파톤
서비스견인 돌리 파톤은 심장질환자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혈압이 급격하게 오르거나 떨어지는 것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 또한 돌리의 보호자는 가정폭력을 겪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었는데, 돌리는 보호자에게 불안감을 대처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심어준 공로를 인정받았다.
■ 경찰견 부문 _ 코디
경찰견 코디는 버지니아 주의 축제, 교회, 학교 등지에서 활동하며 폭발물을 찾아내 지역 기관들을 안전하게 지켜왔다. 그뿐만 아니라 이라크에서도 폭발물 탐지견으로 활동해 동료들을 지켜냈다.
■ 가이드견 부문 _ 아우라
아우라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로켓 공격으로 청력을 잃은 해병대 참전 용사를 돕는 가이드견으로 활약했다. 아우라는 초인종부터 경보기 사이렌까지 인지하고 보호자에게 알려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공로를 인정받았다.
■ 탐지 및 구조견 부문 _ 레밍톤
레밍톤은 허리케인 등 재난 및 사건 사고로 인해 실종된 사람들을 찾아냈다. 올해 암으로 다리를 잃었지만, 현재는 은퇴한 수색구조견을 위한 인식 개선과 모금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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