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17년 확정 판결에 "이명박 각하께" 편지 낭독
황보 의원 "공영방송 전파, 저주의 굿판으로 사용"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 배우한 기자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이 양승동 KBS 사장을 향해 KBS1라디오 '주진우의 라이브' 진행자인 주진우 씨를 해고하라고 3일 목소리를 높였다. 주 씨가 해당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중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법원 실형 판결을 두고 조롱한 것을 문제삼으면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황보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KBS 양승동 사장은 선동가 주진우를 즉각 해고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공영방송 KBS가 팟캐스트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주진우의 라이브'에서 믿을 수 없는 내용이 흘러나왔는데, 사회자 주 씨가 개인 팟캐스트에서나 나올 법한 저질 개인방송을 했다"며 "공공재인 공영방송 전파를 저주의 굿판으로 사용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씨는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 출연해 회당 600만원을 받은 전력이 있고, 연봉으로 따지면 3억 1,200만원으로 MBC 사장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당시 1, 2%대 낮은 시청률을 볼 때 주 씨의 출연료는 편파방송의 대가로 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KBS로 옮겨서도 주 씨의 편파방송, 저주의 굿판은 여전한데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는 주 씨에게 편파방송의 대가로 얼마를 지급하는지 밝혀야 한다"며 "KBS는 공영방송으로서 품위유지와 공정방송의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특정 정치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자신과 반대하는 의견은 가차없이 짓밟는 선동 전문가 주 씨에게 공공재인 전파와 고액의 출연료를 제공하는 것은 KBS가 목숨처럼 소중히 여기는 '수신료의 가치'를 스스로 시궁창에 던져버리는 행위"라며 "양 사장이 공영방송 구성원의 명예와 수신료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선동가 주진우를 즉시 해고하는 길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MB 징역 17년형 확정에 KBS 전파 타고 "각하, 96살 때 뵙겠습니다"
KBS1라디오 '주진우의 라이브' 진행자 주진우 씨. 연합뉴스
앞서 주 씨는 문제의 방송에서 같은 날 이 전 대통령이 횡령 및 뇌물수수 등 혐의로 징역 17년 형의 확정 판결을 받은 것과 관련, 관계자 인터뷰를 한 후 "존경하는 이명박 각하께"로 시작하는 편지를 낭독했다.
이 편지에는 "또 신기의 도술을 부릴까 봐, 감옥에 갔다가 또 나올까 봐 정말 제가 감옥 가는 재판을 받을 때보다 더 떨렸다", "이 땅의 정의를 위해서 각하 17년 감방생활 건강하고 슬기롭게 하셔서 만기출소 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각하, 96살 생신때 뵙겠습니다"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KBS 공영노조도 2일 성명을 내 "주진우의 편지는 조롱과 빈정거림, 자신의 견해는 무조건 옳다는 오만과 편견, 상대방 행위는 모두 잘못된 것이고 자신은 그들을 단죄할 수 있단 확신으로 가득 차있다"며 "이명박에게 바치는 주진우의 편지를 그의 팬들이 좋아하는 팟캐스트에서 방송한다면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분풀이식 모욕과 저질 빈정거림의 배설이 자칭 공영방송 KBS의 전파를 타고, 그것도 공영방송이 위촉한 고정 진행자 자신의 입으로 방송된 행위를 우리는 어떻게 봐야 할까"라며 "이따위 식으로 정권의 충견 노릇을 자처하면서 수신료 현실화를 논하는 것 역시 허황된 망상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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