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 초 내부 문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입될 경우 대응 수단이 전무하다며 코로나19 유입을 극도로 경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은 이 같은 '코로나 트라우마' 때문에 코로나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간부는 최대 사형에 처하는 등 초강경 대응을 하고 있다는 게 국정원의 판단이다.
北, 공식 문건에 "코로나 대응수단 없다" 표기
국정원은 3일 비공개로 진행된 국회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고 야당 간사인 하태경 국민의 힘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은 코로나 확산이 시작되던 올해 2월 당 정치국회의 문건에 "코로나 유입시 큰 재앙이 온다. 30만명이 죽을지, 50만 명이 죽을지 모른다. 코로나 (방역) 수단이 제로(0)"라고 밝혔다. 코로나19가 백신이나 치료약이 없는데다 북한의 경우 진단기기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유입 차단'에 사활을 건 것으로 보인다. 하 의원은 "물적 ·기술적 대응 수단이 없기 때문에 북한에 코로나 트라우마 같은 게 있다고 국정원이 보고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코로나 19에 극도로 예민하다보니 상식 밖의 조취도 취하고 있다. 지난 7월 재월북한 탈북민 김모(24)씨 사건 이후 제정된 비상방역법은 코로나19를 잘 관리하지 못한 간부에 대해 무기징역 또는 사형 선고가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 의원은 또 "북한 당국이 코로나19가 우려돼 외부 물자를 받고 있지 않는데, 8월 중순쯤 남측 물자를 반입한 세관원들이 대규모 처벌을 받았다"고 전했다. 외국인 중환자가 열차를 이용하면 코로나19 전파 위험이 있다고 본 북한 당국이 철로용 수레를 이용해서 후송한 사례도 보고됐다.
8차 당대회는 충성 맹세의 장?… 김정은· 김여정 지위 오를 듯
국정원은 3중고(대북제재·코로나19·수해)로 어려운 북한이 내년 1월 8차 당대회를 국면 전환의 계기 뿐 아니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향한 '충성 맹세'의 장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군 지위가 원수에서 대원수로 격상될지, 2인자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당 내 지위도 현재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더 오를지 주시하고 있다. 정보위 여당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북한이 지난 달 10일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당시 동원했던 장비를 평양에 잔류시키고 있고, 군단별 훈련에 돌입한 정황도 포착됐다"며 "내년 1월에 열병식을 한번 더 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새로운 대외 전략 수립은 김여정 제1부부장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담당하고 있다는 게 국정원의 판단이다. 김 제1부부장은 대내외 전략 뿐 아니라 당 창건 행사 총괄 기획을 맡는 등 국정 전반에 관여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김 제1부부장이 모습을 보이지 않던 8, 9월에도 북한 내 수해 피해상황 등을 살핀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제1부상도 최근 공개활동이 없지만 대미정책 수립에 전념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열병식에서 사상 최대 규모 무기 선보인 北.."잠수함 2척 건조"
한편 국정원은 북한이 최근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탄도 미사일 9종 76대, 지상화력무기 15종 149대 등 사상 최대 규모의 무기를 공개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열병식에선 전파교란작전부대로 호명된 전자전·화학전 부대와 김정은 위원장의 호위부대(당 중앙위 호위처·경위부·호위국·호위사령부)도 처음 공개됐다.
국정원은 아울러 북측이 새로운 잠수함을 2척 만들고 있으며 이중 하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탑재 가능하다고 보고했다. 하 의원은 "북한이 로미오급 개량형과 신형 중대형 잠수함을 건조중"이라며 "신형 잠수함의 구체적인 제원은 정보 당국이 분석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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