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금융노조연대' 심상균 위원장 인터뷰
"기존 노조 50대 입장 충실히 대변 못해"
"동전 바꿔주기 업무보단 적재적소 인사를"
“금융권의 50대는 임금피크제, 정년연장 도입으로 부당하게 직무차별과 소득절벽을 겪고 있습니다. 차별 없이 일하다가 당당하게 퇴직해 인생 2막을 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50+금융노조연대'의 초대위원장에 취임한 심상균(54)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의 목소리에는 절박함이 담겨 있었다. '50+금융노조연대'는 산업ㆍ기업ㆍ국민ㆍ씨티은행, 한국거래소,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서울보증보험, 한화생명 등 9개 금융기관의 50대 이상 조합원 2,000여명이 참여해 지난 8월 출범했다.
2일 서울 중구 신당동 KB국민은행 노조사무실에서 만난 심 위원장은 50+금융노조연대의 역할과 목표에 대해 "노동자들의 세대별 갈등을 당사자로서 정확하게 분석하고 해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 위원장은 현재 금융지주그룹 내에서 벌어지는 임금피크제 및 직무차별과 관련한 문제가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50대의 경우 정년연장으로 근로시간은 늘어났지만, 임금 총량은 사실상 이전과 차이가 없다. 그런데도 현재의 일반노조는 50대의 입장을 충실히 대변하지 못해왔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경우 특히 조기퇴직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남아있다 보니, 퇴직을 앞둔 50대가 받는 고통이 다른 업종보다 훨씬 크다는 게 심 위원장의 진단이다. 희망퇴직으로 일할 사람이 줄어든 영향으로, 50대 은행 노동자는 소득절벽을 감내하면서도 은행창구 등으로 재배치돼 강도 높은 노동을 견뎌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심 위원장은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는 직원들의 업무를 노사합의로 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은행 영업점에 발령을 낸 다음에 창구에서 동전 바꿔주기 등 출납업무를 똑같이 하게 하면서도 급여는 절반만 주는 경우가 많다"며 "자연스럽게 모멸감을 느끼고 반발이 생긴다"고 말했다.
50대 노동자의 기를 살리기 위해 그가 제시한 해법은 그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직무차별을 받지 않게 하고, 적정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심 위원장은 “50대만의 장점을 활용해 새로운 영업구조를 만들어내면 희망퇴직의 필요성을 뛰어넘는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특히 적재적소에 인사하면 저연령 직원들의 노동강도를 낮추고 전체적인 업무효율도 높일 수 있어 회사에도 이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퇴직 예정자들의 직업전환 교육에 대해서 회사가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도 말했다. 심 위원장은 “은퇴 후에도 50대가 새로운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기업이 교육훈련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50+노조연대는 정부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금융권에서 다른 업종으로 50+노조연대의 외연을 넓히고, 사회공동체의 문제 해결에도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심 위원장은 “이기적 경제투쟁에만 전념한다고 비판을 받았던 기업별 노조활동의 한계를 넘어 일회용품 줄이기, 사회적 협동조합, 주거공동체, 청년실업 등의 문제를 의제화해서 함께 풀어 나가는데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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