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백골시신 사건' 주범 '가출팸' 각종 범죄에 이용?
죄책감 없이 주변인들에게 살해·사체 은닉 자랑
게티이미지뱅크
숙식을 해결해주겠다며 10대 가출 청소년들을 유인한 뒤 잔혹하게 살해한 '오산 백골시신' 사건 주범에게 징역 30년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살인 등) 및 피유인자 살해, 사체 은닉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모(23)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살인과 사체 은닉을 도운 공범 변모(23)씨에게는 징역 25년이 확정됐다. 이들은 2018년 9월 미성년자인 A군(당시 16세)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가출한 미성년자들에게 범법행위를 시킬 목적으로 '가출팸'을 결성했다. 가출 청소년들의 약점인 숙식을 제공해주겠다고 유인한 뒤 이들의 발목을 잡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잠자리를 제공해주고 쉽게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글을 올렸다.
훈련 이유로 가출팸 폭행하고 절도 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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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가출팸에 들어온 청소년들에게 가혹행위를 하고 협박을 일삼았다. 이들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감금하고 감시하면서 타인의 체크카드를 전달하는 일 등을 시켰다. 김씨는 수사기관에 발각되지 않기 위해 가출팸 청소년들에게 '이선생'이란 별명을 부르게 했고, 훈련 명목으로 청소년들을 폭행했다. 이들에게 절도도 시켰다.
가출팸 일원이었던 A군은 김씨와 1년 가까이 숙식했다. 범죄에 연이어 동원되자 가출팸에서 도망친 뒤 경찰에 자신의 범행을 진술했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김씨와 나눈 텔레그램 대화 내용도 제출했다. 처벌을 우려한 김씨는 변씨와 함께 A군 살해를 계획했다. 변씨는 문신사업자로 위장해 A군을 유인했고, 창고로 데려가 폭행해 숨지게 했다.
살해한 뒤에는 경기 오산시 한 야산 묘지 근처에 시신을 암매장했다. 이들은 죄책감을 느끼기는커녕 A군의 사체 사진을 찍어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며 범행 사실을 자랑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은 "사전에 범행 방법을 모의하는 등 계획·조직적으로 이뤄졌다. 살해 방법 역시 매우 잔혹하다"며 "김씨는 범행을 주도하고도 변씨에게 그 책임을 일부 전가했다.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1심은 김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를 20년간 부착하도록 했다. 변씨에게도 징역 25년과 위치 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했다.
2심도 "김씨는 치밀하게 짜인 범행 계획과 빈틈없는 실행 등을 비춰볼 때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1심 판결을 유지했다. 변씨에 대해선 "A군의 유인하고 목을 조르는 등 범행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1심 형량 유지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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