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찬 신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누구
경주박물관장 발령 당시 “손혜원에 반발하다…” 뒷말
1일 새 국립중앙박물관장으로 발탁된 민병찬(54) 국립경주박물관장은 중앙박물관에서만 30년 가까이 일하며 박물관 2인자인 학예연구실장 자리까지 오른 정통 내부 인사다. 2018년 10월 경주박물관장으로 옮긴 지 2년여 만에 화려하게 컴백했다.
신임 민 관장은 소신파로 통한다. 경주박물관장으로 발령됐을 때 손혜원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나전칠기 구매 요구를 거부했다가 쫓겨난 거라는 뒷말이 나돌았을 정도다. 올 1월 한 매체는 2018년 학예연구실장이던 민 관장이 손 의원이 중앙박물관에 나전칠기 현대 미술품 구입을 종용하자 강하게 반발했다가 전격 교체됐다는 의혹을 문화체육관광부ㆍ국립박물관 관계자들을 인용해 제기했다. 그러나 중앙박물관은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계획된 순환 보직 인사의 일환”으로 “경주박물관의 특성화 브랜드인 ‘신라 문화’ 사업을 강력히 추진하기 위해서”라고 곧바로 해명했다.
소신뿐 아니라 전문성과 리더십을 두루 갖췄다는 게 민 관장에 대한 박물관 주변의 평가다.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불교조각사를 전공한 그는 1989년부터 중앙박물관에서 근무하며 전시과장, 연구기획부장, 학예연구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민 관장은 손꼽히는 불교미술 전문가에 전시 기획통이다. 2010년 특별전 ‘고려불화대전-700년 만의 해후’가 그의 역량이 빛을 발한 대표적 전시다.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던 고려 불화를 한자리에 모아 우리 문화의 가치를 재조명했다는 호평을 들었다. 당시 전시팀장이던 민 관장이 일본 내 사찰ㆍ박물관을 찾아 다니며 소장자를 끈질기게 설득해 대여 승낙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초기 불상부터 반가사유상 전성기의 한국 전통 불상까지 8개국 26개 기관이 소장한 불교 조각 210점을 한데 모은 ‘고대불교조각대전’(2015), ‘한일국보 반가사유상의 만남’(2016) 등 민 관장이 기획한 다른 전시들도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주요 논문으로 ‘우견편단여래입상의 재검토’, ‘고구려 고분벽화를 통해 본 초기 불교미술 연구’, ‘동화사 비로암 석조여래좌상 연구’, ‘반가사유상의 성립과 전개’ 등이 있고, ‘불교조각’ 1, 2(솔출판사) 등을 펴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국립중앙박물관장 등 12개 차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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