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 중위값 5억804만원
전국 전세수급지수 19년 만에 최고치
정부가 세입자 권리 보호 등을 포함한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 추진했던 새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 지 3개월이 지났으나, 매물 품귀 현상 속에 전셋값 급등세는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중위가격(거래된 전세 계약 가운데 중간에 위치한 가격)은 사상 처음 5억원을 넘어섰다.
1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5억804만원을 기록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3년 4월 이후 처음으로 5억원을 돌파했다. 전국 아파트 중위 전셋값도 2억5,995만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최근 전세가격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전월 대비 3,971만원 급등했다. 한달 새 4,000만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역시 통계 작성 이후 월간 최대 상승폭이다. 이 여파로 단독 및 연립주택까지 포함한 서울 전체 주택 중위 전셋값도 지난달 1,322만원이나 올랐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새 임대차법 시행 전인 7월보다 4.7%, 전체 주택 전세가격은 4.07% 상승했다. KB부동산 관계자는 "서울 전세가격지수는 최근 3개월 연속 전월 대비 1% 이상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전세 매물 부족도 심화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91.8을 기록, 2015년 10월 이후 최고치였다. 수급지수 범위는 0~200로, 수치가 높을수록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요즘은 전세 수요가 공급을 극단적으로 앞서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전국 전세수급지수(191.1)도 2001년 8월 이후 무려 230개월(19년2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임대차법 시행 3개월이 지났지만, 향후 전세시장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지난달 서울 KB부동산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141.0으로 8월 이후 3개월 연속 140대다. 이 지수가 100을 넘을수록 앞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란 예측이 다수라는 뜻이다. 전국 지수 역시 지난달 131.7로, 통계를 작성한 2016년 1월 이후 처음 130을 넘겼다.
반면 거래는 극도로 침체된 상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전세거래지수는 12.6으로,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낮았다. 이 값이 낮을수록 전세 시장이 한산하다는 의미다. 송파구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호가가 시세보다 너무나 높아, 수요자들이 계약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전세시장 상황을 오판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8일 국정감사에서 "(임대차법 시행 후) 2개월 정도면 어느 정도 효과가 나지 않을까 했다"며 "안정화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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