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문가 "미국에 대한 기대 접어야"
대선 후에도 '중국 때리기' 지속 예상
"미중 경제협력 제한적, 자생력 키워야"
미국 대선을 앞둔 중국의 시선은 기대보다 우려 쪽에 꽂혀 있다. 누가 승리하든 중국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는 않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자체 개혁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면서 '자생력'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의 입장을 대변해온 후시진(胡錫進)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1일 "누가 당선되든 중국에게는 똑같이 나쁜 결과"라며 "미국에 대한 기대를 접으라"고 단언했다. 그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열정적으로 지지해온 뉴욕타임스(NYT)와 CNN방송 등 미 주류 언론이 오히려 중국을 악랄하게 공격해왔음을 주장하면서 "선의를 바라기보다 우리 스스로가 중국에 대한 미국의 관점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미중 양국은 전방위로 격돌해왔다. 다만 교역 규모만 놓고 보면 지난해 수준을 회복하며 호전되고 있다. 이에 니펑(倪峰) 중국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장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대규모 경기부양과 장기투자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경쟁과 갈등을 넘어서기 위해 정부 차원의 대화를 재개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경제협력을 고리로 접점을 찾으려 해도 미국과는 셈법이 달라 쉽지 않은 일이다. 선거 이후 미국 내부 혼란이 가중될 경우 유권자의 불만을 돌리려는 '중국 때리기'는 오히려 가속화할 수 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ㆍ제조업 정책국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역대 미국 대통령 누구도 도널드 트럼프처럼 중국 정부에 맞서 싸우지 못했다"며 표심을 자극했다.
댜오다밍(?大明)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코로나19로 미국 경제가 큰 충격을 받아 선거 이후에도 당분간 대중 무역제재의 수위를 낮추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 전략적 카드를 섣불리 먼저 꺼내 들어 신냉전을 촉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첸치(陳奇) 칭화대 중미관계연구센터 주임도 "무역이 미중관계를 안정시킬 수도 있지만 양국 간 구조적 갈등이 커지는 만큼 경제협력이 끼어들 공간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현실적으로 당분간은 미국 대선 이후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지난주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5중전회)에서 기치로 내건 '자립 경제'의 맷집을 키워나가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마오전화(毛振華) 런민대 경제연구소장은 "미국이 앞으로 상당 기간 대중 정책 기조를 바꾸긴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과의 상호이익을 과대평가하거나 신냉전의 위험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