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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 고집하던 애플에 무슨 일이...잇단 결함으로 '도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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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 고집하던 애플에 무슨 일이...잇단 결함으로 '도마'에

입력
2020.11.01 18:07
수정
2020.11.01 20:0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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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상단부분이 발화한 애플워치SE. 디시인사이드 갤러리 캡처

오른쪽 상단부분이 발화한 애플워치SE. 디시인사이드 갤러리 캡처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품질에 대한 집착은 유명했다.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과 함께 더해진 품질에 대한 고집은 애플의 전매특허로 통했다. 완성도 높은 경영철학에서 잉태된 신제품은 출시때마다 전 세계 소비자들의 시선을 한 눈에 사로잡았다. 그렇게 견고하게 형성됐던 애플의 아성이 최근 품질논란으로 흔들리고 있다. 다양한 제품 결함으로 전례없이 리콜(서비스 프로그램)까지 빈번하게 발표하면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10월 이전 만들어진 무선 이어폰 '에어팟 프로' 중 기능에 문제가 생긴 제품을 무상 교체해주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에어팟 프로의 경우 음악을 듣는 동안 시끄러운 외부 소음을 차단해주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핵심인데, 이 기능에서 오작동을 일으킨 제품이 다수 발견되면서다. 시끄러운 환경에서 운동 중이거나 통화를 할 때 에어팟 내부에서 날카로운 소리나 잡음이 크게 나는 제품도 리콜 대상에 포함됐다.

애플은 제품상 하자가 생긴 에어팟 프로 모델을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애플 홈페이지 캡처

애플은 제품상 하자가 생긴 에어팟 프로 모델을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애플 홈페이지 캡처


문제는 최근 꼬리를 무는 애플의 품질 결함 사례에 있다. 2017년만 해도 한 건도 없었던 애플의 공식적인 리콜 대상은 2018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11건이나 발생했다. 대상도 아이폰부터 애플워치, 아이패드, 맥북 등으로 다양하다. 특히 2018년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현상으로 13인치 맥북프로 모델에 대해 리콜을 실시한 지 1년 만인 지난해엔 15인치 맥북프로 배터리의 폭발 사고로 체면을 구겼다. 당시 국내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에선 해당 제품의 기내 반입도 금지됐다.

최근 국내에선 애플워치SE 발열 문제가 도마에 오른 상태다. 9월 말부터 국내 판매가 시작된 애플의 보급형 스마트 워치인 애플워치SE는 지난 달 중순부터 발열 및 화재 문제가 지속적으로 불거지고 있다. 기기가 갑자기 뜨거워지면서 액정 오른쪽 상단 부분이 마치 불에 탄 듯 노랗게 녹아버리는 증상이 동일하게 관찰된 것이다.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따르면 지금까지 미국에서 발생한 한 건을 포함해 최소 15건의 동일한 발열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이번 제품을 어린이와 노인에게 유용하다고 광고를 해온 만큼 소비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고수 중인 애플의 폐쇄적인 대응은 누리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그나마 리콜이 발표된 경우는 나은 편으로, 대체로 기기 결함이나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무책임한 태도만 반복하고 있다. 2017년 아이폰이 추운 날씨에 먹통이 되는 '콜드 게이트'가 발생하자 애플은 "온도가 섭씨 0~35도인 장소에서만 사용하라"고 공지해 비난을 받았다. 이어 같은 해 말 발생한 '배터리 게이트' 당시에는 보상책으로 유상 리콜을 제시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사용자 안전 문제가 달린 애플워치SE 발화 문제에 대해서도 아직 판매 중단 등의 적극적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 아이폰12 시리즈가 한국에 공식 출시한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에서 고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 아이폰12 시리즈가 한국에 공식 출시한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에서 고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소비자들은 최근 연이어 제품 품질 문제가 발생하자 애플 자체 품질 관리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모바일 생태계 관련해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 경쟁이 심화되면서 오히려 완성도에 구멍이 커진 게 아니냐는 지적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하자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한다면 애플의 견고한 팬 층도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제 애플과 다른 제조사 간 기술력 차이는 거의 없어 완성도와 품질이 과거에 비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애플 측은 이에 대해 "애플은 고객의 안전을 언제나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우리 제품이 업계에서 가장 높은 기준보다 더 뛰어날 수 있도록 엄격히 테스트한다"며 "(애플워치SE 발화 관련) 몇몇 건에 대해 인지하고 있고 현재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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