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편지서 '윤석열과 친분 과시' 거론돼
"난 공안통... 국정원 수사 땐 尹과 대립" 주장
김봉현(46ㆍ구속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폭로한 ‘검사 술접대’ 자리의 동석 인물로 지목된 검찰 출신 이모 변호사가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친분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변호사가 윤 총장과 가깝다”고 했던 김 전 회장 주장의 신빙성을 무너뜨림으로써, 궁극적으로는 ‘검사 술접대’ 의혹도 사실무근임을 증명하겠다는 우회로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일단 이 변호사와 윤 총장의 개인적 인연은 2007년 11월 ‘삼성그룹 비자금’ 사건 수사를 위한 특별수사ㆍ감찰본부(특수본)에 함께 투입되면서 시작됐다. 다만 특수본 내 소속 팀이 달랐던 탓에 특별한 친분을 쌓지는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변호사는 특수본 1팀에서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을 주로 수사했고, 윤 총장은 2팀에서 비자금 조성ㆍ로비 의혹 수사를 맡았다.
이후 두 사람은 2013년 4월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댓글’ 사건 수사 때 재회했다. 당시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이었던 윤 총장은 특별수사팀장으로 이 사건 수사를 이끌었고, 이 변호사 또한 대검찰청 공안부 연구관으로서 직·간접적인 관여를 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윤 총장과 가까운 사이는 절대 아니라는 게 이 변호사의 주장이다. 그는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내가 ‘윤석열 라인’이라는 김 전 회장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자신은 윤 총장과 같은 ‘특수통’이 아니라, 오히려 ‘공안통’에 가깝다는 뜻이다. 이 변호사는 “검찰 재직 시절 특수와 공안을 절반씩 했지만, 요직으로 꼽히는 대검 공안부 연구관이나 법무부 공안기획과 검사로 일하는 바람에 특수 쪽에선 ‘변절자’ 취급을 받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당시에도 윤 총장과 대검 공안부의 대립 과정에서, 자신 역시 윤 총장과 각을 세우기도 했다고 그는 전했다.
특히 2017년 11월 ‘국정원 댓글 수사 방해’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변창훈(사망ㆍ당시 48세) 서울고검 검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하자 윤 총장과의 관계는 더욱 멀어졌다고 한다. 당시 윤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수사를 지휘했고, 이 변호사는 초등학교 동창인 변 검사와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변호사가 이러한 해명에 나선 건 김 전 회장의 자필 입장문에 윤 총장과 밀접한 관계임을 암시하는 내용이 수차례 등장하기 때문이다. 1차 입장문에 “이 변호사가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잡아주면 윤 총장 보고 후, 보석으로 재판을 받게 해 주겠다고 협박했다”고 기재된 게 대표적이다. 이 변호사는 그러나 “(강 전 수석 관련 내용뿐 아니라) 윤 총장과 상갓집에 같이 갔다는 주장도 허위”라면서 “사건 수임도 김 전 회장이 먼저 의뢰해 왔기 때문에, 윤 총장 등과의 친분을 과시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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