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이벤트 입장 제한 완화 위한 실증실험
관객 동선·?경기장 혼잡도 분석 후 앱으로 전달
"올림픽 개최 위해 관객을 실험대 올렸다" 비판
일본에서 스포츠 경기의 입장 제한을 완화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지 대책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실증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정원의 50% 이내인 프로야구 관람객 수용 비율을 점차 높이는 실험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관람객들을 실험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프로야구 3연전이 치러진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는 총 3만2,000석의 관람석 중 입장 제한 비율을 각각 80%, 90%, 100%로 단계적으로 올리는 실험이 실시됐다. 관람객을 모으기 위해 실험이 진행된 경기의 티켓은 정상요금보다 35% 할인 판매됐다.
실험 첫날인 지난달 30일엔 올 시즌 최다인 1만6,594명의 관람객이 찾았지만 평일이어서인지 정원의 51%만 입장했다. 이튿날인 31일(토)은 정원의 76%가 입장했다. 오는 7~8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경기에서도 관람객의 입장 제한 비율을 정원의 80%로 완화하는 실험이 이어진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의 실험 결과를 토대로 다음달부터 스포츠 경기와 대형 이벤트의 입장 제한 완화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실험이 진행된 경기장 입구에는 체온 측정 장치가 설치됐고, 관람객에겐 감염자 접촉 확인 애플리케이션 '코코아(COCOA)' 설치를 주문했다. 총 13대의 고해상도 카메라가 설치돼 관객들의 동선과 마스크 착용 비율, 화장실과 매점 등의 혼잡도를 파악했다. 관람객들도 앱을 통해 관련 정보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실험은 사실상 내년 도쿄올림픽 개최를 염두에 둔 것인데,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전 세계적으로 신규 환자가 급증하고 독감과 코로나19의 동시 확산(트윈데믹) 우려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일본만 해도 최근 들어 하루 신규 확진자가 700~800명이다.
이에 야구장 실험이 새로운 감염집단(클러스터)을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림픽을 위해 인체실험을 실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티켓 값을 대폭 할인했지만 당초 기대한 관람객이 채워지지 않는 데에는 이 같은 불신과 비판적인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5월 긴급사태 해제 이후 단계적으로 스포츠 경기와 대규모 이벤트의 입장 제한을 완화해 왔다. 7월부터 '관람객 5,000명 이내 또는 수용 인원의 50% 이내'를 조건으로 개최를 허용했고, 9월 중순부터는 인원 제한(5,000명)은 폐지하되 '50% 이내'라는 조건은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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