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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D-3… 금융시장은 누구의 당선을 바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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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D-3… 금융시장은 누구의 당선을 바랄까

입력
2020.10.3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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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현지시간)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 대학에서 열린 대선후보 마지막 TV 토론회에서 공방을 벌이는 모습. 내슈빌=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현지시간)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 대학에서 열린 대선후보 마지막 TV 토론회에서 공방을 벌이는 모습. 내슈빌=AFP연합뉴스

미국 대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외 금융사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원래 이번 선거는 싱거운 결과가 예상됐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바이든 우세론'에 무게를 실었다. 바이든 후보가 대선에서 승기를 잡고, 민주당이 상ㆍ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이른바 ‘블루웨이브’가 현실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점차 두 후보가 격차를 좁혀가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월가를 중심으로 대선 결과에 따른 금융시장 전망을 잇따라 내놓는 분위기다. 누가 당선되는 게 금융시장에 유리할 지 따져보고 있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예상은 '반반'으로 갈린다. 단, 결과가 빨리 확정돼 불확실성이 최소화돼야 한다는 점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

JP모건 “트럼프 승리시 S&P500 3900선”

먼저 JP모건의 전망을 보자. 이 회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깔끔한 승리’가 증시에 가장 유리하다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가 3,900선까지 오를 것이란 숫자까지 제시했다. 이 지수의 29일(현지시간) 종가(3,310)와 비교하면 18% 폭등한 수준이다. 각종 규제 철폐를 공약으로 내놓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에너지와 금융주가 크게 오를 수 있다는 게 이유다. 반면 바이든 후보와 민주당의 완승은 증시에 ‘중립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모든 나라에 호재는 아니라고 봤다. 아시아 지역은 오히려 자산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본 것이다. JP모건은 "아시아 자산은 상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연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 행정부 하에선) 무역, 기술, 투자 등 모든 부문에서 미중 갈등이 심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 “바이든 승리시 S&P500 13%↑”

이번에는 골드만삭스다. 이 투자은행은 바이든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골드만삭스는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내년 S&P500 지수가 13% 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후보의 증세 계획은 (상승 중인) 주식시장의 작은 과속 방지턱에 불과하다"고 했다. 바이든 후보가 △사회기반시설(인프라) 투자 △사회보장 강화 △최저임금 인상 등을 주장해왔는데, 사회기반시설 지출을 확대할 경우 경제 활성화로 시장에서 걱정하는 세금 인상 충격을 흡수할 것이란 의미다.

앞서 바이든 후보는 민주당이 대선과 의회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자본이득 세율을 최고로 올리고, 배당 소득세율도 24%에서 43%로 올리겠다고 제안했다.

또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가능성은 낮아지는데, 이는 달러ㆍ엔화의 가치상승 억제와 주가 상승 등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또 다른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더 적극적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경기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 증권거래소 모습. 뉴욕=AFP연합뉴스

뉴욕 증권거래소 모습. 뉴욕=AFP연합뉴스


최악은 ‘정치적 불확실성’

사실 증권가가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따로 있다. 바로 정치적 불확실성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선 당일 공화당이 우세하다가 우편 투표 결과가 반영되면서 최종적으로 민주당이 승리하는 ‘붉은 신기루(red mirage) 현상’이 가장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불복을 공공연하게 시사해왔다. 만약 현장 투표와 우편 투표 결과가 엇갈리게 나와 대선 불복 선언하고, 법정까지 가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증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비관적 경제 전망으로 ‘닥터 둠’이라는 별명이 붙은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기고전문매체 프로젝트신디케이트 기고에서 “정치적 불안정성은 금융시장에서 위험 회피 성향을 유발할 수 있다”며 “선거 분쟁이 내년 초까지 계속될 경우 주가가 10%까지 떨어지고 국채수익률은 하락할 것이며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오르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루비니 교수는 이 같은 전망의 근거로 2000년 미국 대선 당시를 들었다. 당시 조지 W 부시 후보에게 패배한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대법원에 불복 소송을 제기했는데, 판결이 나올 때까지 약 한달 간 S&P500 지수가 7% 이상 하락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선 결과가 명확해지기 전까진 불확실성이 좀 더 높게 형성될 수 있고, 위험회피 성향에 기댄 흐름이 일시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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