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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들 '집단 반발' 자극한 추 장관, 얻을 게 뭔가

입력
2020.10.31 04: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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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 위촉식에 참석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 그가 평검사의 검찰개혁 비판 글에 대해 정면 반박한 후 검사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오대근 기자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 위촉식에 참석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 그가 평검사의 검찰개혁 비판 글에 대해 정면 반박한 후 검사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오대근 기자

29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 개혁을 비판한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를 정면 비판한 데 대해 검사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30일에는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김학의 재판을 보고서는 무슨 생각들을 하였을까”라며 검사 비판에 가세했다. 전·현직 장관이 평검사를 지목해 반박하는 것은 적절치도 않거니와, 검사를 반 개혁세력으로 몰아세워 검찰 전체를 적으로 만드는 소모적인 일이다.

이 검사가 28일 내부통신망에 “추 장관이 인사권, 지휘권, 감찰권을 남발하고 있다”며 “추 장관의 검찰 개혁은 실패했다”고 비판 글을 올린 것은 평검사의 의견 표명으로 볼 일이었다. 그런데 다음날 조 전 장관이 페이스북에 이 검사의 과거 인권침해 행적을 보도한 기사를 링크해 주목시키고, 추 장관이 곧이어 “이렇게 커밍아웃해주시면 개혁만이 답입니다”라고 반박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장관이 하는 일에 무조건 입을 다물라는 메시지이고, 평검사를 개혁 대상 내지 적폐 세력으로 낙인찍은 것이다. 이 일이 검사들의 집단 항명인 검란(檢亂)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자존심 상한 검사들이 “나도 커밍아웃한다”는 글을 올리고 “전·현 장관이 좌표를 찍었다” “우리가 이환우다”라는 댓글을 100여개 달고 있는 것은 이해 못 할 바가 아니다.

추 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과 사사건건 맞서 왔고 이로 인해 검찰 개혁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검찰총장과의 싸움으로도 모자라 평검사들까지 적으로 만드는 것은 득이 될 게 없다. 오히려 추 장관은 “훗날 부당한 권력이 검찰 장악을 시도하면서 2020년 법무부 장관이 행했던 그 많은 선례를 교묘히 들먹이지 않을까”라는 이 검사의 지적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검찰 개혁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라 검찰 개혁을 제대로 했어야 한다는 말이 아닌가. 무리한 인사와 수사지휘까지 검찰 개혁이라는 명분으로 용인될 수는 없다는 검사들의 지적을 숙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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